전열 가다듬은 삼성, 연구 체계화한 LG
CJ는 건강·즐거움·편리 위한 AI 기술 연구
"선두만이 표준 주도…AI 리더십 확보에 사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자 마자 가진 첫 행보는 AI(인공지능) 회동이었다. 지난 4일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협력을 논의했다. '삼성 위기론'의 원인과 해법이 AI에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LG도 새해 화두가 AI다. LG 계열사들의 역점 사업은 공감지능, AI 에이전트, AI 솔루션으로 집약된다. LG AI연구원은 질병 원인을 찾고 신약과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단백질 다중 상태(Multistate) 구조 예측 AI' 연구에도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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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들이 운영하는 AI 컨트롤타워의 지향점은 AI 리더십 확보에 있다.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
CJ는 지난달부터 AI 전문 인재 확보를 위한 채용 작업을 진행 중이다. 손경식 회장은 신년사에서 "AI기술의 활용 여부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을 결정짓는다"며 '철저한 대비'를 주문했다.
이들의 지향점은 AI 리더십 확보. 선두만이 표준을 주도하는 정보기술(IT) 산업의 속성이 AI에서는 더욱 뚜렷해지기 때문이다.
AI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LG, CJ는 다른 그룹들과 달리 별도의 AI 컨트롤타워를 운영하고 있다. 체계화된 연구와 개발로 인류에 기여하고 기업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연말 인사에서 삼성리서치,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혁신센터 등에 산재했던 AI 조직을 통합·정비했다. 현재 DX(디지털경험)와 DS(디바이스솔루션), 로봇 세 분야에서 AI 컨트롤타워가 가동되고 있다.
DX는 스마트폰과 가전을 아우르는 갤럭시 AI 생태계 활성화, DS는 반도체 제조 혁신, 로봇은 삶의 경험 혁신과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가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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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리서치 전경훈 연구소장(왼쪽부터)과 삼성전자 송용호 부사장, 오준호 미래로봇추진단장. [KPI뉴스 편집] |
DX 부문 AI 컨트롤타워는 삼성리서치 AI센터다. 삼성전자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삼성리서치 연구소장인 전경훈 사장과 김대현 부사장이 수장이다. 전 사장은 지난해 12월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가 2025년 펠로우(석학회원)로 선정한 세계적 권위자다.
DS 부문 컨트롤타워인 AI센터는 AI와 데이터 기술을 반도체 제조 혁신으로 연결시키는 작업을 진행한다. 전영현 부회장 직속 조직으로 리더는 메모리사업부 솔루션개발실장인 송용호 부사장이다.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를 지낸 송 부사장은 2019년부터 삼성전자에서 메모리상품 기획과 전략마케팅, 컨트롤러 개발 등을 주도해 왔다.
로봇 컨트롤타워인 미래로봇추진단은 한종희 부회장 직속 조직이다. 초대 단장은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멤버인 카이스트 오준호 교수다. 오 단장은 산학에서 축적한 로봇 기술과 사업 노하우를 미래로봇 개발에 쏟는다.
AI반도체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개발은 DS부문 메모리사업부내 HBM개발팀에서 맡는다. 전 부회장이 메모리사업부장을 겸하고 메모리 디자인 플랫폼개발실장인 손영수 부사장이 HBM개발팀 리더다. 손 부사장은 포항공대 박사 출신으로 D램 제품 설계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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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대현 삼성리서치 AI센터장(왼쪽)과 삼성전자 HBM개발팀장인 손영수 부사장. [KPI뉴스 편집] |
LG는 '퍼스트 무버'를 자처한다. 구광모 회장은 'AI가 산업 혁신을 촉발하는 미래의 게임체인저'라고 보고 다른 그룹들보다 먼저 AI 조직과 연구를 체계화했다.
2017년 LG전자에 인공지능연구소를, 다음해에는 캐나다 토론토에 글로벌 AI 연구 거점인 'AI Lab(랩)'을 설립해 스마트홈, 딥러닝 등의 연구를 진행해 왔다. 2020년에는 그룹 AI 콘트롤타워로 LG AI연구원을 설립했다. 연구원에선 배경훈 원장을 중심으로 약 300명의 연구 인력이 AI 개발 및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구성원 대부분이 석박사급이다.
주목할 인물은 AI 최고과학자(CSAI)인 이홍락 부사장이다. 배 원장과 함께 LG AI연구원 창립공신인 이 부사장은 미국 미시건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구글 브레인 리서치 사이언티스트를 역임한 세계적 머신러닝 권위자다.
LG유플러스 홍범식 사장도 눈여겨볼 인물. 그는 그룹내 AI 서비스 사업 성과 창출을 목표로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유일하게 새로 선임된 CEO다. LG 유플러스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장인 최윤호 상무와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상엽 전무, 에이전트·플랫폼 개발랩 신정호 담당이 홍 사장과 AI 사업을 공조한다.
LG전자는 조주완 CEO 지휘 아래 사업본부별로 AI를 연구하고 연구개발 컨트롤타워로 인공지능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연구소장은 SK텔레콤에서 AI 서비스인 '에이닷' 개발과 운영을 총괄했던 김영준 전무다.
LG CNS는 현신균 사장 주도로 DX(디지털 전환) 기술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 클라우드 조직과 AI 조직을 통합한 AI클라우드사업부장은 IBM과 델 테크놀로지스 출신인 김태훈 전무, 사업부 내 AI센터장은 SK텔레콤 AI센터 부사장 출신인 진요한 상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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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경훈 LG AI연구원장(왼쪽부터)과 이홍락 AI 최고과학자(CSAI) 부사장, 이치훈 CJ AI실장. [KPI뉴스 편집] |
CJ는 2022년 그룹 AI 컨트롤타워로 AI실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CJ AI실의 지향은 AI 기반 디지털 혁신 선도와 인류 미래사회 공헌이다. 이 곳에서는 건강, 즐거움, 편리를 추구하는 AI 기술을 연구·개발한다.
CJ AI실에는 약 40여명의 인재들이 CJ 각 계열사의 AI 연구 인력들과 협업한다. 리더는 이치훈 실장이다. 그는 메타(구 페이스북), 애플, 야후, 페이팔 등에서 머신러닝 분야를 연구한 AI 전문가다. 캐나다 앨버타 대학교에서 데이터 마이닝과 머신 러닝으로 석사와 박사를 취득했고 애플 재직시에는 시리(Siri)가 사용자의 행동양식을 분석해 최적의 장소·경로를 추천하는 AI기술 개발을 주도했다.
CJ AI실은 올해 계열사 AI 핵심과제 실행을 가속화할 그룹 AI 전략과 정책 연구에 집중한다.
1등만 살아남는 AI 시대…사람·예산에 힘 실어야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6일 KPI뉴스와 통화에서 "AI 시대에는 1등만 살아남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 글로벌 빅테크들의 공격적 투자 앞에 한국 기업들은 더 힘겨워졌다"며 "성과를 올리려면 사람과 예산 지원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고 전 산업적으로는 응용 기술 발전과 융합을 함께 고민하는 산학연 연계 협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KPI뉴스 /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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