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법인세 폭증…내년 125조·후년 261조 달할 수도
보수적인 세수 추정치 기반으로 한 부채비율 전망 의미 없어
어제오늘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재정건전성에 '경고음'을 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숱한 언론이 IMF는 최근 발간한 '재정모니터' 4월호에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비율 상승 전망을 두고 요란하게 보도했다.
IMF는 한국 정부부채 비율이 올해 54.4%에서 내년에는 56.6%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비기축통화국 중 IMF가 선진국으로 분류한 11개국의 내년 평균치 55.0%를 웃돈다. IMF는 또 2031년엔 부채비율이 63.1%까지 뛸 것으로 내다봤다.
즉각 정치권 공방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확장재정에서 벗어나라"며 공격하지만 정부는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불황이 닥쳤을때 메마른 경기를 살리는 마중물로 쓰는 재정을 퍼붓는 게 1929년 대공황 이후 주류 경제학으로 떠오른 케인스학파의 처방이기도 하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한국은 여전히 재정여력이 있는 국가군에 속한다"며 "국가부채비율 논쟁은 종종 정치적 프레임에 의해 과장되거나 단순화된다"고 반박했다.
김 실장의 반박처럼 국가부채비율 논쟁은 늘 과장되고 단순화돼 정치적 프레임에 갇히곤 했다. 실제 일본에 비해 5분의 1가량인 부채비율 50%중반 정도가 그렇게 위험한지도 의문이지만 그렇게 빨리 치솟을지도 의문이다.
IMF도 기획예산처와 국회예산정책처 자료를 기반으로 한국 부채비율을 예측하는데 빠진 부분이 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수준으로 늘고 있는 국세 수입이다.
기획예산처와 국회예산정책처는 2027년 세수를 약 412조~415조 원, 2028년은 약 433조~435조 원, 2029년은 약 453조~455조 원으로 전망했다. 과거 통계를 기반으로 한, 보수적인 전망치다.
'보수적인 세수 전망치'는 크게 틀릴 것이 확실시된다. 이미 올해부터 빗나갔다. 지난해 8월 기획재정부는 올해 세수를 390조2000억 원으로 내다봤다. 기재부는 올해 1월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기획예산처는 최근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올해 세수가 기존 전망보다 25조2000억 원 더 걷힐 것으로 예측했다.
2월 한 달 세수만 18조1000억 원으로 전년동월 대비 3조8000억 원 증가했다. 증권시장 호황 덕에 증권거래세(1조3000억 원)가 1조 원 급증한 영향이 컸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 주택 보유세수를 작년보다 15.3%(1조1671억 원) 늘어난 8조7803억 원으로 추산했다. 집값 급등으로 공시지가도 함께 올랐기 때문이다.
여러 세무전문가들은 기획예산처의 새로운 세수 예상치도 틀릴 것으로, 초과 세수가 35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본다.
올해 세수만 약 415조~425조 원으로 예측되는데 내년엔 더 큰 파도가 온다. '반도체 메가사이클'이 불러온 막대한 법인세 수입이다.
올해 삼성전자가 낼 법인세는 5조2919억 원, SK하이닉스는 7조9602억 원이다. 양 사 합계는 13조2521억 원이다. 양 사의 지난해 실적(삼성전자 영업이익 43조6011억 원·SK하이닉스 47조2063억 원)을 토대로 계산한 세금이다. 원칙적으로 기업은 한 해 실적이 확정된 뒤 이를 기반으로 산출한 법인세를 다음 해 3월에 낸다.
두 '반도체 공룡'이 내년에 납부할 법인세 규모는 어마어마할 전망이다. KB증권은 올해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300조 원, SK하이닉스는 200조 원을 기록할 경우 양 사가 내년에 낼 법인세를 각각 74조9000억 원 및 49조9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합계 124조9000억 원이다.
이조차 보수적인 수치다. 최근 증권가에선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320조~330조 원, SK하이닉스는 210조~220조 원 수준으로 추측한다.
후년엔 규모가 더 커진다. 증권가는 내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약 480조 원, SK하이닉스는 약 470조 원으로 예측한다. 이 경우 양 사가 후년 납부할 법인세 합계는 약 261조 원(삼성전자 132조 원·SK하이닉스 129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아직 한국 부채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라 재정 여력이 남았다고 밝혔다. 이어 "핵심은 성장잠재력"이라며 "기업 경쟁력이 높아지고 자본시장이 성장하면 세입 기반도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말대로다. 우리 경제가 예상대로 성장한다면 내년 세수는 500조 원, 후년은 600조 원을 넘길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적인 세수 추정치를 기반으로 한 부채비율 전망치를 놓고 "위험하다"며 호들갑 떠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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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재성 경제 에디터. |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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