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은행권 신용대출 등으로도 확대
전세대출은 DSR 적용도 망설여
"실수요 대출이라 규제 힘들 듯"
작년부터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자 금융당국이 새로운 규제를 도입해 바짝 조이기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전세자금대출 규제 강화는 망설이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전날 도입됐다.
스트레스 DSR은 기존 DSR 규제에 스트레스(가산) 금리 1.5%를 더하는 방식이다. 충격을 줄이기 위해 우선 4분의 1인 0.38%를 가산하되, 7월부터는 절반인 0.75%가, 내년부터는 1.5% 전부 적용된다.
연 소득이 5000만원인 차주가 기존에 받을 수 있는 변동형 주담대(30년 만기 분할상환)는 3억2900만 원이지만 앞으론 3억1500만 원으로 준다. 내년에는 2억7800만 원까지 감소한다.
스트레스 DSR은 6월부터 은행권 신용대출과 2금융권 주담대로, 내년부터는 모든 금융권 주담대와 신용대출로 확대된다.
대환대출 시에도 적용돼 대환대출 수요를 축소시킬 전망이다. 스트레스 DSR은 신규 대출만 적용되는데, 대환대출은 신규 대출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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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
금융당국이 새로운 규제까지 도입한 건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금융권 가계신용 잔액은 총 1886조4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조8000억 원 늘었다. 전년 증가폭(4조6000억 원)보다 4배 이상 확대됐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은 3조4000억 원으로, 전달(3조1000억 원) 대비 3000억 원 확대됐다.
금융당국은 규제 강화 등을 통해 올해 은행별 가계대출 증가폭을 1.5~2.0%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그런데 전세대출에는 아직 스트레스 DSR은커녕 일반 DSR도 적용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연초 전세대출에 DSR 적용을 검토한다고 했으나 구체적 안을 내놓지 않고 미적대고만 있다.
전세대출은 주담대보다 규모가 작지만 증가폭은 심상치 않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 120조7400억 원으로 2019년 말(83조1000억 원) 대비 37조6400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주담대 증가폭(32조 원)보다 더 크다.
전세 제도가 규제 우회책으로 활용돼 부동산시장을 왜곡시킨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김현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18일 내놓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거시건전성 규제 관련 이슈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전세로 주택가입자금을 조달하는 갭투자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정부의 규제를 우회하는 방편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 왜곡을 막기 위해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전세자금 대출 금리에 가산금리를 부과하거나 전세보증금 보증보험 요율을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전세대출이 서민 주거와 직결된 실수요 대출이란 점이 걸림돌이다. 대통령실은 최근 전세대출 한도가 줄면 주택 매입이 힘든 서민들의 주거 안정이 저해될 수 있다는 의견을 금융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금융당국의 태도는 확연히 변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금융취약계층 및 서민층의 실수요 대출에는 문제가 없도록 한다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월세 상승 역시 걱정거리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월세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추세"라며 "만약 전세대출 규제 강화로 전세 수요 일부가 월세로 옮겨질 경우 월세가 더 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 입장에선 지지율 하락 가능성도 우려 요소다. 자칫 전세대출 규제 강화로 전세보증금이 낮은 곳으로 이사가야 하는 서민들, 주거 환경이 나빠진 이들의 지지를 잃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당시 각종 대출규제를 강화하고 은행 지점별로 현장검사까지 나오면서도 전세대출은 건드리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세대출 규제는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라며 "문제점에 대해선 모두가 인식하고 있지만 서민 주거와 직결된 대출은 막상 규제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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