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퇴로 열어주면 모두에게 이익"…집값 하락 기대

안재성 기자 / 2026-02-11 17:58:23
정부, 다주택자 매물 산 사람에게 실거주 의무 최대 2년 유예
양도세 중과 전 처분하려는 매물 늘 듯…"집값 내림세 가속화 전망"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약 4개월 남겨두고 퇴로를 열어줬다. 이에 따라 주택 매물 증대 및 집값 하락이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으로부터 부동산 세입자 대책을 보고받고 관련 시행령 개정을 지시했다.

 

대책의 핵심 내용은 다주택자가 매도한 전월세 낀 주택을 사들인 매수자에게는 실거주 의무를 최대 2년 유예해준 것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주택 매수자가 허가받은 날로부터 4개월 내에 실거주해야 한다. 따라서 다주택자가 오는 5월 9일 양도세 중과 전에 소유 주택을 처분하고 싶어도 이미 전월세 계약이 체결된 상황에서는 어려웠다. 계약이 끝나기 전에는 매수자 실거주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움을 해소해 준 대책이다.

 

또 5월 9일까지 매도 계약을 체결한 다주택자는 양도세 중과를 4~6개월 유예해주기로 했다. 계약 체결 후 잔금·등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고려한 조치다.

 

▲ 구룡산에서 내려다본 서울 아파트숲. [이상훈 선임기자]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조치로 시장에 주택 매물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월세 낀 주택도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주면 자연히 다주택자들이 더 많은 매물을 내놓을 전망이다. 5월 9일 이전에 계약만 해도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게 해준 점도 같은 효과를 낸다.

 

이 대통령은 "양도세 중과 유예는 결코 없다"고 강조하면서 다른 한 편으론 퇴로를 열어줘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게 유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주택자가 집을 파는 건 가장 빠른 주택 공급이다. 나아가 공급이 증가할수록 가격은 떨어진다.

 

이미 이 대통령이 "반드시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한 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중심으로 서울 전역이 매물이 늘면서 하락거래도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1 128㎡는 지난달 17일 47억5000만 원에 매매됐다. 직전 최고가(53억 원) 대비 5억5000만 원 내린 가격이다. 강남구 자곡동 강남자곡힐스테이트 60㎡는 지난 5일 2억 원 떨어진 12억6000만 원에 팔렸다.

 

한 교수는 "집값은 이미 내림세"라며 "이번 조치로 하락세가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토지거래허가제 의미가 퇴색됐다"며 "다주택자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감정적이고 단면만 보는 의견"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주택자에게 퇴로를 열어줌으로써 집값이 떨어지면 결국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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