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판별, 자신감과 현실은 별개

윤흥식 / 2018-09-28 16:29:50
시장조사업체 입소스, 싱가포르서 750명 대상 실험
가짜뉴스 다섯개 읽고 다 가려내는 비율 9% 불과

가짜가 넘쳐나는 시대다. 뉴스 역시 예외가 아니다. 진짜와 가짜의 경계는 날로 모호해지고, 때로는 가짜가 더 진짜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짜와 가짜를 충분히 구분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과연 그럴까.

 

▲ 누구나 가짜 뉴스를 가려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크게 다르다.[스트레이츠 타임즈]

싱가포르에서 발행되는 '스트레이츠 타임즈'는 가짜 뉴스를 골라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실제로 이를 판별하는 능력 사이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고 28일 보도했다.

시장조사 업체 '입소스(Ipsos)'는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15∼65세의 싱가포르 주민과 현지 거주 외국인 750명을 대상으로 진짜 뉴스와 가짜 뉴스를 구분할 능력이 있는지에 관한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스스로 가짜 뉴스를 판별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대략 다섯 명 가운데 네 명 꼴(79%)로 ‘그렇다’고 대답했다. 대졸 이상 학력을 지닌 젊은 응답자들일수록 높은 자신감을 보였다.

그 다음 다섯 개의 가짜 뉴스를 주고 이것들을 진짜하고 생각하는지, 가짜라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다섯 개 모두 가짜 뉴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열 명에 한 명도 안되는 것(9%)으로 드러났다. 다섯 개의 가짜 뉴스를 접했을 때 적어도 하나 이상을 진실된 뉴스라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91%나 된 것이다.

가짜 뉴스는 대표적인 풍자 뉴스 사이트에서 골라온 것으로, '번화가인 오차드 로드의 금연 정책이 시 외곽에 있는 쇼핑몰의 인기를 높인다', '식료품 가격 상승이 음식 섭취를 제한해 비만과의 싸움에 도움이 된다' 등이었다.

입소스의 로버트 맥페드란 이사는 이번 실험이 갖는 의미에 대해 "사람들은 가짜 뉴스를 판별해낼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실제로 가짜 뉴스를 골라내는 것은 교육수준이나 뉴스 소비 습관과 무관하게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험과 관련된 설문조사에서는 싱가포르 주민의 45%가 가짜 뉴스에 속은 경험이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특히 가짜 뉴스가 평소 자신의 신념과 일치할 경우 더 쉽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자나트남 국제연구소의 벤자민 앙 선임연구원은 "자신의 신념에 맞는 뉴스의 진위를 확인하는데 시간을 쓰는 일은 인간본성에 반하는 일이지만, 건강한 회의론을 갖고 뉴스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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