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연돈볼카츠 사태'가 보여주는 한국 프랜차이즈 민낯

유태영 기자 / 2024-06-25 17:05:17
韓 프랜차이즈, 가맹점 늘려 '물류대금'으로 수익 실현
전문가 "美 프랜차이즈처럼 로열티받는 구조로 바뀌어야"

백종원이 운영하는 더본코리아 산하 연돈볼카츠 가맹점주와 본사 간 갈등이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다.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계약할 때 제시한 예상매출액이 나오지 않는다며 이를 보전해줄 것을 주장했다. 

 

가맹점주들은 지난 24일 더본코리아를 가맹사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본사는 매출액과 수익률을 어떤 방식으로든 가맹점주들에게 약속한 적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전국가맹점주협의회 회원들이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연돈볼카츠 가맹 본사 앞에서 가맹점 피해사례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외식 가맹점의 매출 하락은 곧 본사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해결책이 여의치 않으니 상황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자영업자의 대다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만큼 연돈볼카츠 사태는 심각한 상황에 빠진 프랜차이즈의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공정거래위,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통계 자료를 확인한 결과 2013년 2973개였던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본사)수는 2022년 9183개로 증가했다. 10년도 안 돼 3배 이상이 된 것이다. 같은 기간 가맹점수는 19만730개에서 33만598개로 약 2배 늘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본사로부터 안정적인 물류시스템을 이용하고 체계화된 시스템과 운영 노하우 등을 얻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선진적인 시스템과 노하우를 갖춘 프랜차이즈가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현재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점포 운영 노하우나 메뉴 개발에 치중하기보다 점주에 의존한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고장인 미국에선 가맹본사가 10% 가량의 로열티로도 수익을 창출하지만 국내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이 주기적으로 결제하는 '물대(물류대금)'가 주수입원이다.


즉, 가맹점 장사가 잘되든 안되든 점포 수가 많아질수록 본사가 배를 불리는 구조다.

이 때문에 프랜차이즈 본사는 초기에 무리한 가맹점 수 확대를 시도하면서 예상 매출액을 부풀리는 등 화려한 선전을 한다. 하지만 이미 계약을 하고 영업중인 가맹점의 안정적인 운영에는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 인기 외식업 중 하나인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폐점률이 10%가 넘는다는 점은 이같은 현실을 반영한다.


가맹점을 통해 수익을 거둬들인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IPO(기업공개)를 통해 더욱 세를 확장한다. 백종원의 더본코리아도 연내 코스피(KOSPI) 상장을 목표로 절차를 진행중이다.

가맹 본사만 배불리는 구조를 완전히 끊어낼 순 없을까. 전문가들은 한국 프랜차이즈도 물대에 의존하는 수익 구조를 개선해 '로열티' 체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한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가맹 본사와 가맹점 간 상호발전을 위해선 정률 로열티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프랜차이즈 대다수는 외식업 가맹점들이 10% 이상의 로열티와 약간의 마케팅비를 내는데 이로 인해 상생이 가능한 생태계가 구축된다"고 설명했다. 가맹 본사가 매출액 대비 정률로 로열티를 가져갈 경우 자연히 각 가맹점들의 매출 증대에 신경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는 옛말처럼 가맹점주가 열심히 장사해 번 돈을 가맹본사가 착취하는 구조는 사라져야할 때다.

 

▲유태영 경제산업부 기자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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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영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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