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③'반도체의 봄' 기대 속에 자동차는 '겹겹 변수'

김윤경 IT전문기자 / 2024-01-04 17:42:53
반도체 상승 전환 가시화…자동차는 변수 포진
반도체 수출 15.9%↑…AI붐 타고 HBM 선전 기대
낙관·우려 교차하는 자동차…친환경차에도 변수
경기불안에 소비 여전히 위축…내실 중요

2023년은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기였다. 미·중 패권 갈등과 전쟁, 소비 위축이 겹치며 경기침체가 심화됐다.

반도체는 최악의 실적을 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대비 23.7% 감소한 986억3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18.9%에서 지난해 15.6%로 축소됐다.

공백을 메운 것은 자동차였다. 부가가치가 높은 친환경차의 선전에 힘입어 역대 최고의 실적을 냈다.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대비 31.1% 증가한 708억7200만 달러에 달했다. 수출 비중도 7.9%에서 11.2%로 늘었다.

 

▲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삼성전자 제공]

 

올해는 변화가 예상된다. 반도체는 상승 전환이 가시화하면서 봄을 기대한다.

 

자동차는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어 유동적이다. 호조세는 이어가나 우려스러운 상황도 포착된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자국우선주의' 정책이 가장 큰 변수로 지목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는 전 산업에 걸쳐 위협으로 다가온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산업 전망을 다소 낙관적으로 봤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자동차의 견조한 수출 규모 유지, 전년도 기저효과와 세계 무역의 완만한 회복이 주된 이유다. 전년대비 수출액은 5.6% 증가, 수입은 0.7% 감소, 무역수지는 265억 달러 흑자를 예상했다.

 

'봄' 기다리는 반도체…AI붐 타고 HBM 선전 기대

 

반도체는 업황 개선, 주요 기업들의 감산정책의 영향에 따른 수출단가 회복, 전년도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며 15.9%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겨울 끝, 봄의 예고'다.


지난해 4분기부터 나타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수요 회복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친환경화 추세에 따른 고기능 제품의 수요 확대, 관련 인프라 투자에 양호한 흐름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고 주요 제품의 교체 수요 발생이 대표적이다.

시장 점유율 유지·강화를 위한 투자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선 미세화와 적층화를 위한 신규 장비 도입, HBM(High Bandwidth Memory) 등 첨단제품 생산을 위한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 파운드리에서도 미세공정 경쟁이 치열해지고 연구개발과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미래를 밝히는 주역은 AI반도체다. 챗GPT를 포함한 생성형 AI 수요가 늘고 처리 데이터량이 급증하면서 차세대 메모리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압도적 우위인 AI용 HBM은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증권 황민성 애널리스트는 4일 "고객들이 재고를 쌓아도 HBM 주문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HBM 시장은 한국이 90% 이상 점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 5. [현대차 제공]

 

자동차 시장은 냉온탕이 예상된다. 낙관적인 수출 전망과 내수 축소 우려가 교차한다.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시장 분위기는 회복됐지만 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 기조와 국제 정세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종료된 임시투자세액공제도 미래차 분야의 투자를 짓누르고 있다.
 

낙관·우려 교차하는 자동차…친환경차에도 변수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올해 자동차 수출이 전년대비 1.9% 늘어나 275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유럽 등 주요시장의 수요 정상화와 금리 인하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달리 국내 판매는 171만대로 전년대비 1.7% 감소할 것으로 봤다. 전년도 반도체 공급 개선에 따른 역기저효과와 경기부진, 신규 수요 제한이 이유다.


수출 주역인 친환경차도 올해 환경이 녹록지 않다. 우선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등 친환경차 보조금에 영향을 주는 주요국의 자국우선주의가 큰 불안 요인이다. 당장 올해부터 미국 시장내 IRA 보조금 대상 모델 수는 43개에서 19개로 축소됐다.


대림대 김필수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자국과 지역 우선주의 분위기가 미국에서 시작해 글로벌 시장으로 퍼지는 추세"라며 "올해 국제 시장의 불안전성은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각 국가의 주도권과 점유율, 영업이익률 극대화 경쟁이 어느해보다 치열해지고 스마트폰과의 연결성(콘넥티드 기능), 전동화 효율성, 자동차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 인공지능 융합 등이 가장 큰 화두로 대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확실성의 시대…지나친 기대보다 내실 중요 

산업연구원은 2024년 세계경제가 과거 어느 해보다 높은 불확실성을 겪을 것이라고 짚었다. 인플레이션 압력과 지정학적 리스크, 고금리 기조와 전쟁 지속, 원자재 가격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미국 대선과 같은 정치 이벤트도 기다리고 있다.


변수가 많다보니 반도체 호황 예측에도 경계론이 제기된다. 기대치가 너무 높다는 게 문제다.

산업연구원 김양팽 전문연구원은 "반도체는 수요산업이 떠받치지 않으면 높은 성장이 어려운데 스마트폰만 해도 출하량 감소가 예고되는 등 수요 상승을 뒷받침할 조짐이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요 산업은 개인 소비심리가 회복돼야 하는데 글로벌 경기가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여전히 불안한 요인이 많다"고 했다.

김 전문연구원은 "호황이라는 AI 반도체도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이내에 머물러 영향력이 적다"며 "과도한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주문했다.

자동차는 숱한 굴곡을 넘어야할 것으로 보여 올해 실적이 주목된다. 경쟁력을 상실하면 도산 위험에 처할 수 있을 만큼 가혹한 현실도 대비해야 한다.

서정대 박철완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로 올해 자동차 기업들이 경영 목표와 방향을 조정할 것"이라며 "회사별 충격과 실적이 향후 주목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올해 전 세계 국가에서 70여 개의 선거가 열리고 자동차 정책에도 변화가 많을 것"이라며 "2024년은 내실을 다지는 해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KPI뉴스 / 김윤경·정현환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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