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변수는 금리인하…"하반기 반등" vs "이미 기대감 반영"
반도체 회복 힘입은 증시랠리 기대감…"대외변수 많다" 신중론도
작년 한 해는 부동산 투자자와 주식 투자자에게 롤러코스터 같은 한 해였다. 시장이 그만큼 역동적이었다. 금리인상 여파로 유동성이 쪼그라든 상태에서 출발했지만, 2분기 이후 다시 자금이 유입되면서 'V자 반등'의 형태를 보였다. 주식시장은 8월에 연고점(2677포인트)에 도달했고,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9월까지 견조한 상승흐름을 이어갔다.
4분기를 즈음해서는 상황이 다시 변했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 여파가 국내 시장금리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자산시장의 상승세가 지속되지 못했다. 그나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하를 시사하면서 주식시장은 상승 마감했지만, 부동산은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상품 취급이 중단된 10월 이후 거래위축을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올해 부동산 수요자들과 주식투자자들은 각종 시장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안갯속을 헤쳐갈 전망이다. 자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장 주요한 변수로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꼽힌다. 이 밖에도 4월 총선, 미국 대선 등 굵직한 이벤트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여러 변수의 영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과 기관의 관측도 엇갈린다. 부동산 시장의 경우 하반기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지만, 내내 약세를 점치는 시각도 있다.
주식시장은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지수가 상승할 것이란 낙관론이 다소 힘을 얻고 있다. 다만 대외 변수가 많아 신중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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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UPI뉴스 자료사진] |
가격부담 커진 부동산, 당분간 하락…신생아론·전세가격 등은 상승요인
현 시점에서 부동산 시장은 완연한 조정국면이다. 주택거래가 줄고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집을 사려는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단기간 집값이 반등하면서 수요자들의 가격저항이 생겼고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로 대출상품도 위축됐다. 최근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까지 맞물리면서 시장의 심리가 더욱 나빠졌다.
시장흐름이 단기간에 바뀌긴 어렵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관측이다. 대체로 올해 상반기까지는 지금과 같은 하락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많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시장 냉각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며 "시장은 추세라는 게 있다. 일단 상승세가 한 번 꺾였기 때문에 하락추세는 어느 정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을 끌어내리는 가장 큰 요인은 수요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가격'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금융당국이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를 유지하고 있어 개인이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이 한정돼 있다"며 "이에 비해 주택 가격은 아직 높은 수준이라 급매 위주의 거래만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약보합 흐름이 예상된다"고 봤다.
반면 시장을 떠받칠 요인도 존재한다. 당장 이달 출시되는 27조 원 규모의 '신생아 특례대출'이 있다. 9억 원 이하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연 1.6~3.3%의 금리로 최대 5억 원까지 빌려주는 정책금융 상품이다. 2023년 1~1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를 다 합쳐도 3만2441건이었는데, 신생아 특례대출 27조 원만으로도 5억 원짜리 주택 매매거래 5만4000건을 만들 수 있다.
더욱 커다란 변수는 금리다. 미국 연준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이를 따라 대출금리가 하락한다면 꽉 막힌 수요에 숨통이 트일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하반기 이후 금리인하 효과가 나타나면서 부동산 시장도 완만한 회복세가 보일 수 있다"이라며 "전체적으로 '상저하고(上低下高)'의 시장흐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금리인하만으로 시장의 반등을 점치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올해 금리인하 폭이 이미 자산시장에 반영된 상황"이라며 "금리인하 속도와 강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회복이 지연되거나 추가 조정도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전세가격도 집값을 밀어 올릴 잠재요인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전세가격이 오르면 매매가격도 오른다. 전세가격은 주로 해당 시기 입주물량의 증감에 영향을 받는데,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은 35만1415가구로 작년(45만1714가구) 대비 급감할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 팀장은 "특히 서울은 입주물량이 작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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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뉴시스] |
반도체 회복 힘입은 지수상승 기대감…'상저하고 vs 상고하저' 전망 엇갈려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2023년 유가증권시장 결산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코스피지수는 전년 말(2236.40포인트) 대비 418.88포인트(18.73%) 상승한 2655.28포인트로 마감했다. 연중 큰 폭의 등락을 보였던 가운데, 가장 최근의 흐름을 보면 10월 말 2300포인트까지 밀렸던 지수가 미국 연준의 긴축종료 시그널에 상승으로 반전했다.
증권가가 내다보는 올해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밴드)는 2200∼2950까지 다양하다. 대체로 낙관론이 다소 우세하지만, 대외변수 등의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시선도 읽힌다.
낙관적 전망의 핵심은 반도체 업황 회복이다. 인공지능(AI) 확대에 따라 반도체 시장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평가다.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내년 코스피 실적 개선의 핵심 축은 반도체가 될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업체는 감산을 이어가는 반면, 모바일 서버 수요가 개선돼 반도체 수급 균형이 수요자 우위에서 공급자 우위로 전환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미국의 거시경제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된다. 강현기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 파트장은 "한국 수출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실질 가처분소득이 의외로 견조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2024년 하반기에 마찰적 매크로 요인이 완화한다면 펀더멘털(기초체력) 회복이 강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신중론'을 제기한다. 변수가 많다는 점에서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뒤늦은 경기 둔화, 미 연준의 고금리 동결 대응 지속, 산발적인 신용·금융 불안, 중국 거시경제에 대한 비관론, 11월 미국 대선 관련 정치 리스크 등 명시적인 부정적 요인이 많다"며 "국내 증시가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설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내다봤다.
연간 흐름에 대한 관측도 제각각이다. 상고하저를 점치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상저하고 예측도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는 금리인하 기대감과 정부의 증시 부양책 효과가 이어지겠지만 2분기 중 고점을 찍을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정책효과 소멸과 대외 정치 리스크로 지수가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종목중심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하반기에 강세를 보이는 '상저하고' 흐름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중반부터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논란으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조정된 하반기 이후에는 실질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고 중국도 경기 부양책 효과가 나타나면서 강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확실성과 변수가 많은 만큼, 시장 변화를 살펴가며 상황에 맞게 효과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바벨 전략'(안정적 자산과 고위험 자산을 동시에 편입하는 전략)을 추천한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상황을 유심히 보고 침체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성장주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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