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100층 복합건축물 전제로 매각한 부산시 소유 부지…"특혜 여지"
15년 전에 100층 이상 초고층 복합건축물 건립을 전제로 지방산업단지 지원시설용지에서 상업지구로 지구단위계획이 변경된 '부산 센텀시티 옛 솔로몬타워 부지'가 동원개발 측에 넘어간 지 12년 만에 결국 64층 오피스텔 용도로 개발된다.
해운대와 광안리를 끼고 있는 관광 중심지역 특성상 숙박시설을 포함한 복합건축물을 허가 요건으로 견지해 온 전임 시장과 달리 업체의 개발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박형준 시장 체제의 건축행정이 또 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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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센텀시티 옛 솔로몬타워 부지' 모습 [최재호 기자] |
23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시 건축위원회는 지난 8일 심의를 열고 해운대구 우동 1522번지 일원 고층 오피스텔·상업시설 신축공사를 조건부 승인으로 의결했다. 조건은 신재생 에너지 사용률 제고와 일사량 차단 등이다.
해당 부지는 동원개발의 관계사 신세기건설이 소유하고 있는 1만6101㎡(4870평) 규모다. 건축안은 최고 64층, 지하 7층, 2개 동, 666실 규모의 오피스텔과 판매시설, 근린생활시설 등을 담고 있다.
해당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신세기건설의 장창익 대표는 동원개발의 창업주 장복만 회장의 3남으로, 가족 회사의 지원 속에 설립 25년 만에 총자산 2130억 원으로 업체 몸집을 키웠다.
앞서 신세기건설은 지난 2014년 공매에서 유찰을 거듭하던 WBC솔로몬타워 부지를 우리저축은행으로부터 1300억 원에 인수했다. 이후 2019년부터 해당 부지에 최고 74층, 2개 동짜리 생활형 숙박시설(사업명 센텀더게이트)을 추진해 오다가 5년 만에 슬그머니 이번 심의에서 오피스텔로 용도를 바꿨다. 이는 생활형 숙박시설을 주거 목적으로 쓸 수 없도록 정부 규제가 강화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당초 이곳이 2005년 솔로몬그룹이라고 하는 개발업체가 부산시로부터 108층 규모의 랜드마크 빌딩을 건립한다는 전제로 사들인 지역이라는 점이다. 솔로몬그룹의 땅 매입으로 수립된 지구단위계획은 몇년 사이에 십여 차례 변경을 그치면서 특혜 시비에 휩싸이기도 했다.
당시 쟁점은 '100층 이상 초고층 복합건축물에 한해 건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연면적 40% 이하의 범위 내에서 주거시설을 허용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이었다. 이 조항이 당시 일반업무시설과 제1·2종근린생활시설, 판매·영업시설만 들어설 수 있는 부지에 주거시설 포함 여지를 만들어 준 것이다. 원래 산업단지 지원시설용지로 묶여 있던 해당 부지에는 주상복합시설과 같은 주거시설은 들어설 수 없었다.
솔로몬그룹의 도산으로 해당 부지를 사들인 동원개발(신세기건설)은 이 단서조항을 바탕으로 개발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아파트 건립을 줄곧 추진하다가 여의치 않자, 레지던스(생활형 숙박시설) 카드를 꺼낸 뒤 이번에 오피스텔 건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2009년 12월 30일 변경된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동원개발은 100층 이상 주상복합건물을 짓지 않고도, 최저 90m 이상이면 50층이든 60층이든 오피스텔 같은 일반업무시설도 건립할 수는 있었다. 그렇지만 전임 시장들 재직 당시에는 당초 매각 취지에 근거한 부산지역 랜드마크 건축 기대감과 함께 지역 여건을 감안한 숙박시설이 포함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지난 2019년 레지던스 건축안도 이 같은 지역 정서 속에 제시됐다.
하지만, 동원개발은 사전협상제를 앞세운 박형준 시장 체제의 지구단위계획 용도변경 바람에 편승해 오피스텔 건축안으로 방향을 급선회, 시 건축위원회로부터 일단 승인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최근 몇년 사이에 부산시는 해운대 한진CY부지와 기장군 한국유리부지, 사하구 다대한진중공업부지 등에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잇달아 허가해 줘, 시민단체들로부터 '아파트 개발 중심의 난개발'이란 비난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부산지역 한 관광업계 인사는 "오피스텔은 과거와 달리 사실상 주거용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공공 개발 형식으로 시작된 센텀시티 노른자 땅이 개발이익에 눈먼 업체의 뱃속만 챙기는 방향으로 추진돼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부산시 관계자는 "해당 부지 공사안은 건축위원회의 심의만 통과한 것으로, 향후 구체적 건립계획과 환경영향평가 등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건축 허가 여부와 관련한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KPI뉴스 /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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