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눈으로 볼 수 없는 우주…인간 삶 위한 탐구"
'빛의 마을' 광주에서 '빛의 이면'에 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세계 최대의 입자 물리학 연구소인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소속 마이클 도저(Michael Doser) 박사는 25일 오전 제25회 국제전자예술심포지엄(ISEA 2019)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빛의 이면(The dark side of light)'을 주제로 발표했다.
도저 박사는 CERN의 실험적 물리학 부서 내 수석 물리학자로 재직하면서 '반물질(Antimatter)'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반물질은 물질의 입자가 띠는 전하와 반대 전하를 띠는 입자로 구성돼 있는데 우주가 탄생하는 순간 물질의 양만큼 생겼다가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저 박사가 광주를 찾기까지는 ISEA 2019를 주관하는 아트센터 나비 미술관의 역할이 컸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도저 박사는 세계적인 수준의 물리학자로 그의 연구 분야가 ISEA 2019의 주제인 '빛'에 부합하는 만큼 행사가 열리기 전 1년 반가량 공을 들여 섭외했다"고 말했다.

ISEA 2019는 '룩스 아테나(Lux Aeterna): 영원한 빛'을 주제로 지난 22일부터 오는 28일까지 7일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다. 전 세계 60개국 1000명 이상이 참여하는 이 행사에서는 기술과 예술 간 융복합 작품이 전시되는 동시에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과 인간의 역할을 고민하는 특별세션과 토크콘서트 등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발표에서 도저 박사는 "제 직업은 우주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면서 "우주에는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이 많은데 이를 볼 수 있게 하는(visible) 여러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는 행위(seeing)는 빛을 매개로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주의 95%는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으므로 이 영역을 인간의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는 없고, 엑스선(X-ray), 감마선(Gamma-ray), 전파(Radio waves) 등을 활용해 그 일부인 단면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우주의 영역은 아무것도 없어서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지만, 무언가가 존재함에도 보지 못하는 것이라면 양자 전기역학(Quantum Electrodynamics)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자 전기역학은 전자기장과 전하 사이의 관계를 나타낸 것으로 물질과 빛의 상호작용을 비롯해 전하를 띤 입자들의 상호작용을 수학적으로 서술한 이론이다.
도저 박사는 "우리 인간은 거의 대부분의 우주를 볼 수 없다"면서 "그 이유는 우리의 수단이 빛에만 의존하는 매우 단순한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주의 볼 수 없는 영역을 보려는 시도가 실패하면 현재의 본질을 파악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또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은 부분에 관해 말하긴 어렵지만 질문은 할 수 있다"면서 "본다는 것과 보지 못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볼 수 없다면 아무것도 없다는 뜻인지, 무언가 있다면 왜 인간이 볼 수 없는 것인지 질문해보자"고 제안했다.
발표 이후 기자와 만난 도저 박사는 "우주에 관한 연구는 본질적으로 삶과 철학에 관한 연구"라면서 "학생을 포함한 청중이 이런 강연을 듣기 위해 찾아오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KPI뉴스 / 오다인 기자 od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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