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음독 자살…2013년 여왕 사과와 함께 사면돼
영국이 새 50파운드 지폐 인물로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의 암호를 해독해 연합군 승리에 기여한 수학자 앨런 튜링을 선정했다.
15일(현지시간) UPI 통신에 따르면 영국은행(BoE)은 "전쟁 영웅이자 컴퓨터 과학과 인공 지능의 선구자인 튜링은 미지의 길을 뚫어 광범위한 기여를 한 인물"이라고 선정 사실과 배경을 발표했다.

튜링의 얼굴은 2021년부터 유통되는 50달러 새 지폐의 뒷면에 나오게 되며, 앞면에는 1981년 이래 그 자리를 차지해온 엘리자베스 여왕이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50파운드(약 7만4000만 원) 지폐는 우리나라의 5만 원 권처럼 여러 수단으로 이용되는 고액권이다.
천재 수학자였던 튜링은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이 됐지만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박해를 받다가 1954년 청산가리로 음독해 자살했다.
튜링의 천재성과 곡절 많은 인생은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역을 맡은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튜링은 승전에 기여한 암호 해독과 천재적 컴퓨터·수학 능력에도 불구하고 19세 남성과의 동성애 사실이 드러나면서 범죄자 취급을 받기 시작했다.
튜링은 1952년 여성 호르몬 주사를 통한 거세 처벌을 당하자 2년 후 청산가리를 묻힌 사과를 먹고 자살했다.
1967년까지 동성애를 형사범으로 처벌했던 영국 정부는 2013년 여왕의 사과와 함께 튜링에게 사후 사면 조치를 내렸다.
영국은행은 5, 10, 20, 50 파운드 짜리 4종류 지폐를 모두 플라스틱성 폴리머로 바꾸기로 하고 지폐 인물들을 여론 수렴 등을 통해 선정 작업을 벌여왔다.
내년에 선보일 새 5파운드 폴리머 지폐에는 윈스턴 처칠 전 총리 얼굴이 새겨지고, 10파운드의 인물 주인공은 소설가 제인 오스틴, 20파운드는 19세기 풍경화의 대가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로 결정됐다. 모든 영국 지폐에 여왕은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KPI뉴스 / 장성룡·Nicholas Sakelaris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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