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잔뜩 샀더니 가격 급락…보험사 4분기 '먹구름'

유충현 기자 / 2025-12-17 17:23:40
올 들어 10월까지 국고채 집중매입…평가손실 클 듯
본업 부진 메우던 투자손익도 흔들…실적 이중고 우려

최근 채권금리 급등으로 보험사들의 4분기 투자손익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들어 장기국채를 대거 매입했는데 금리가 오르면 가격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 국고채 10년물·20년물·30년물·50년물 수익률(금리) 연중 추이.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324%를 기록했다. 두 달 전(10월 17일) 2.885%였던 것에 비해 43.9bp(1bp=0.01%) 급등했다.

 

보험사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장기물 금리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20년물은 44.2bp, 30년물은 43.0bp, 50년물은 50.2bp씩 각각 상승했다.

 

채권 금리가 급등했다는 건 가격은 급락했음을 의미한다. 상대적으로 저금리일 때 사들인 채권은 큰 폭의 평가손실이 불가피하다. 

 

보험사들은 올해 지급여력비율(K-ICS) 관리를 위해 국채 순매수를 크게 늘렸다. 정부 국고채통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보험사의 국고채 보유량은 작년 12월 258조5000억 원에서 올해 10월 279조1000억 원으로 10개월간 20조6000억 원 증가했다.

 

보험사가 사들인 국채는 대부분 장기물이다. 장기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에 만기를 맞추기 위해서다. 통상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도 높지만, 지난 2분기에는 보험사의 수요가 몰리면서 30년물 금리가 10년물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도 빚어졌다. 

 

보험사들은 3분기까지 투자손익으로 보험손익 부진을 방어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1~9월 누적) 보험사 53개사의 당기순이익은 11조29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했다. 보험손익은 3조7012억 원 급감했지만, 투자손익이 1조3316억 원 개선되면서 순이익 감소폭 상당 부분을 방어한 결과였다.

 

▲ 올해 1~10월 보험사의 국고채 보유금액 추이. [국고채 통합정보시스템] 

 

하지만 4분기에는 금리 상승 영향으로 채권 평가손실을 입게 되면서 투자손익도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다. 

 

보험사들이 올해 10월까지 집중 매입한 30년물 국채 금리는 평균 2.7% 안팎이었다. 반면 지금은 약 3.2%에 달한다. 대체로 약 50bp 오른 셈이다. 올해 약 20조 원가량 순매수한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1조 원가량 평가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채권 금리는 당분간 내려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했는데, 부동산 시장과 환율 변동성을 고려할 때 추가 인하 여력이 제한적이다.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도 금리 상승에 일조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따라서 자칫 투자손익 악화가 장기화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시장금리가 오르더라도 꾸준히 장기채를 매입할 수밖에 없다"며 "금리가 안정되지 않으면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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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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