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은 수락했으면서… " 교황, 대만 초청 거절 논란

강혜영 / 2018-10-19 15:29:35
대만 정부 "교황, 세계종교와 도덕적 영수로 정부·국민 왕림 고대"
프란치스코 '신도 없는 북한방문 수락…수교국 대만 초청은 거절'

프란치스코 교황이 중국과 관계 개선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대만 정부의 방문 초청을 공식 거절해 비난을 받고 있다.

 

▲ 지난 4일 간의 발트 국가 방문에 나선 프란치스코 교황이 2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의 대통령궁 앞에서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교황청은 이날 수십년 간 갈등을 빚어온 중국 내 주교 임명 문제에 대해 중국과 "획기적인"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중국과의 외교 관계를 수립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뉴시스]

 

중앙통신과 바티칸 방송은 19일(현지시간) "전세계 가톨릭을 대표하는 바티칸의 수장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만 정부의 방문 초청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바티칸 대변인은 전날(현지시간) 바오로 6세 전 교황의 시성식에 참석차 바티칸을 찾은 천젠런(陳建仁) 대만 부총통이 지난 14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교황의 방대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발표했다.

대만 외교부도 이날 천제런 부총통이 프란치스코 교황에 직접 방문 초청을 했다. 하지만 바티칸이 현재로선 교황의 대만 방문 계획이 없다며 사실상 거절 의향을 표시했다고 확인했다.

다만 외교부는 대만 정부가 앞으로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계속 초대할 것이라며 적당한 시기에 교황이 대만을 찾아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교황이 세계 종교와 도덕의 영수로서 숭고한 위상을 갖고 있기에 각각 정부와 국민 모두 왕림을 고대하고 있다며 교황이 2013년 착위 이래 30여개국을 '사목 방문'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대만과 외교 관계를 유지하는 바티칸은 지난달 22일 중국 주교 서품에 관해 중국과 잠정 합의했다고 공표하는 등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대만 방문 초대는 바티칸과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조기 대중 수교를 저지하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중국은 바티칸과 주교 임명권 문제를 해소한 것으로 계기로 국교 수립을 추진하면서 대만을 중국의 불가분한 영토로 간주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과 단교를 압박하고 있다.

바티칸은 이런 정황을 감안해 대만의 교황 방문 초청을 공식적으로 부정, 중국에 대한 배려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가톨릭 신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계 종교와 도덕의 영수인 숭고한 지도자의 위상을 갖고 있다"면서 "신도 없는 북한의 대리 초청에는 사실상 수락을 시사하면서 추기경까지 있는 대만 정부의 초청을 거절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가톨릭 신자를 둔 정부와 국민 모두 교황의 왕림을 고대하고 있다. 교황이 2013년 착위 이래 30여개국을 '사목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14일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오스카르 로메로 대주교 및 바오로 6세 등 7위의 시성식에 수만 명이 참여했다. 성베드로 대성당 전면에 성인 반열에 오른 7위 사진이 걸려있다. 바오로 6세는 프란치스코 취임 후 성인이 된 세 번째 교황이다. [뉴시스]

 

앞서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천젠런 부총통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대만으로 초정하기 위해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특사로서 바티칸에 파견됐다.

 

하지만 중국이 바티칸과 주교 임명권 문제를 해소한 것으로 계기로 국교 수립을 추진하면서 대만을 중국의 불가분한 영토로 간주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과 단교를 압박하고 있다.

바티칸은 국공내전에서 패하면서 1949년 대만섬으로 쫓겨난 중화민국(中華民國)이 중국대륙을 통치하던 1942년 수교한 바 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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