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한달 18만보 안걸으면 벌금"

윤흥식 / 2018-11-30 15:13:37
직원들에게 스스로 건강돌보게 하자는 취지
"장려금 줘도 되는데 하필 벌금?" 직원 반발

중국의 한 기업이 걷기를 게을리 하는 직원들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여론의 포화를 맞았다.

중국의 신시시바오(信息时报)는 30일 광저우의 한 부동산회사가 직원들에게 한달에 최소 18만보를 걷도록 하고, 이보다 적게 걸은 직원에게는 한 걸음 당 0.01위안(약 1.6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반발에 부딪혔다고 보도했다.

 

▲ 중국인들은 운동을 좋아한다. 그러나 때로는 지나친 운동집착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차이나뉴스 닷컴]


이 회사가 직원들에게 하루 평균 6000보를 의무적으로 걷게 한 것은 직원들로 하여금 걷기를 습관화함으로써 스스로 건강을 돌보게 하자는 좋은 취지에서였다.

그러나 비록 얼마 안되는 금액이기는 하지만 목표를 채우지 못한 걸음 수에 비례해 벌금을 부과키로 한데 대해 '월권'이라는 비판이 회사 안팎에서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안 그래도 매일 야근을 하는데, 의무 걸음 수를 채우기 위해 잠자는 시간을 줄이란 말이냐?"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직원은 "걷기를 장려하려면 많이 걷는 직원에게 보너스를 줄 일이지, 적게 걷는 직원에게 벌금을 부과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광동법률사무소의 리우 펑마오 변호사 역시 "회사는 직원들에게 적게 걷는다는 이유로 벌금을 부과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이 조치를 시행할 경우 복잡한 노사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우 변호사는 특히 "직원들이 의무 걸음 수를 채우기 위해 퇴근 후 걷는 것은 시간외 근무에 해당되며, 만의 하나 걷다가 부상을 당한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시시바오에 따르면 중국 기업이 직원에게 걷기를 강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충칭시의 한 기술기업은 지난해 종업원들에게 하루 1만보를 의무적으로 걷게 하고, 그 결과를 인사고과에 반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걷지 않는 직원들에게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아이디어가 혹시 직원 건강을 명분으로 회사 비용을 절감하려는 '꼼수'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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