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일축한 덴마크 총리의 발언을 빌미 삼아 국빈 방문 일정을 취소하자 덴마크 총리가 "불쾌하다"며 발끈하는 등 감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21일(이하 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 취소에 대해 "마음이 상하고 놀랐다"고 불편한 심경을 노골적으로 표시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한 "마르그레테 덴마크 여왕에 대한 큰 모욕"이라는 국내 여론을 그대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은 덴마크의 가까운 동맹국 중 하나다. 이번 국빈 방문 취소가 통상 협력이나 외교·안보 정책, 향후 내일 결정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앞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그린란드 매입 희망 의사를 "어처구니 없다"고 일축한 프레데릭센 총리의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 두 주 앞으로 다가온 덴마크 국빈방문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그것도 공식적인 외교 경로가 아닌 개인 트윗을 통해 "프레데릭센 총리는 그린란드 거래 논의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며 "두 주 후로 예정됐던 우리의 회담을 다른 시간으로 연기하겠다"고 당초 9월 2일로 예정됐던 덴마크 방문을 돌연 취소했다.
이튿날인 21일엔 기자들에게 "덴마크에 가려고 했는데, 덴마크 총리가 나의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터무니없고 형편없다고 해서 가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린란드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인수 가능성에 대해 보좌진에게 거듭 질문을 던졌다는 지난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를 시작으로 불거졌다.
이틀 후인 18일엔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그린란드 매입을 검토 중이라는 소문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그린란드는 판매용이 아니다. 어처구니가 없다(absurd)"는 반응을 보였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 총리 발언에 대해 "형편없다(nasty)"라고 비난하면서, 국빈방문을 전격 취소했다.
트럼프는 "프레데릭센 총리는 내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 말하는 것이고, 미국에 대해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된다"고 발끈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국빈 방문 취소 결정에 대해 덴마크 내부에선 충격적이고 모욕적이라는 격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빌리 쇠븐달 전 외무장관은 "트럼프가 자기도취에 빠진 멍청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줬다"고 비난했고, 모르텐 오스테르고르 사회자유당 대표와 덴마크국민당의 크리스티안 툴레센 달 대표는 "예측할 수 없는 인물" "이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는건가. 만우절 농담으로나 할 법한 얘기"라고 혹평했다.
뉴욕타임스는 덴마크 현지 분위기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혔을 때는 놀라움을 표시했던 덴마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국빈 방문 취소 후에는 당혹감과 분노에 빠졌다"고 전했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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