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작되는 영화 '저스트 머시' 첫 적용
미국의 종합미디어 그룹 워너미디어가 앞으로 자사가 제작하는 모든 영화와 TV 프로그램이 성적, 인종적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인클루전 라이더’(inclusion rider; 포함조항) 정책을 적용하겠다고 5일(현지시간) 선언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워너미디어는 이날 이같은 내용의 성명을 내고, 올해부터 제작에 들어가 2020년 개봉할 예정인 마이클 조던 주연의 영화 ‘저스트 머시’(Just Mercy)에 이 정책을 처음으로 적용키로 했다.
'인클루전 라이더'란 올 3월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수상소감을 통해 영화계 동료들에게 지지를 호소한 개념으로, 여성, 성소수자, 유색 인종, 장애인 등 연예계에서 소외된 이들을 영화에 일정 비율 이상 포함시키자는 제안이다.
라이더는 직역하면 ‘타는 사람’이란 뜻이 되지만, 계약서에 들어가는 ‘부칙’이나 ‘추가 조항’이란 뜻도 지니고 있다.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이 표현은 서던캘리포니아대학의 스테이시 스미스 박사가 지난 2016년 TED(기술, 오락, 디자인을 주제로 한 비열리 강연회)를 통해 처음 제창했다.
스미스 박사는 당시 미국 내 100대 흥행 영화를 조사한 결과 대사 있는 흑인 여성이 하나도 없는 작품이 48개, 대사 있는 아시아 여성이 등장하지 않는 영화가 70개, 장애여성이 나오지 않는 작품이 84개, 대사 있는 성소수자(LGBT) 여성이 등장하지 않는 영화가 93개였다며 영화 캐스팅이 현실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연 계약 때 같이 연기할 배우와 제작진에 여성이나 유색 인종 등을 일정 비율로 포함시키도록 요구하는 ‘인클루전 라이더’ 조항을 넣어 영화 제작의 다양성을 확보하자고 제안했다.
이 강연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프랜시스 맥도먼드는 여우주연상을 받는 자리에서 동료 배우들과, 제작자, 프로듀서, 작가, 촬영감독, 작곡가, 의상 디자이너들을 향해 “오늘 밤 ‘인클루전 라이더’라는 두 단어를 꼭 기억해달라”고 부탁했다.
‘인클루전 라이더’는 할리우드에서도 회자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미투’ 운동과 함께 영화계의 다음 화두로 떠오르며 의식 있는 영화감독과 배우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영화 ‘저스트 머시’의 주연을 맡은 마이클 조던은 이 움직임에 일찍부터 지지를 표명한 유명배우 중 한 명이다.
워너브라더스, HBO, DC코믹스, 터너 등 영향력 있는 영화제작사들을 거느리고 있는 워너미디어가 ‘인클루전 라이더’ 정책을 공식으로 채택함에 따라 그동안 백인 남성 중심으로 진행돼온 영화제작 관행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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