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모집인 전속의무 폐지로 이익 증대?…“그리 쉽진 않아”

안재성 기자 / 2023-11-02 14:46:21
“복잡한 보험상품과 달리 대출은 금리가 전부…소비자들이 냉정하게 선택할 것”

대통령실 직속 규제개혁위원회가 최근 대출모집인 1사 전속 의무 폐지를 권고하면서 대출모집인업계는 흥분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통해 대출금리 하락을 기대하는 것과 달리 대출모집인들은 수수료를 많이 주는 금융사 상품 위주로 소개하면서 이익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복잡한 보험상품과 달리 대출은 금리가 전부라 소비자들도 쉽게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보험 법인대리점(GA)처럼 자기한테 수수료를 많이 준다는 이유로 좋지 않은 상품을 소개했다간 소비자들이 넘어가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출모집인협회는 오는 9일 창립총회를 연다. 대출 모집인 전속 의무 폐지를 앞두고 업계 의견을 대표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려는 것이다. 이미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로부터는 허가를 받아 사단법인으로 공식 출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대출모집인은 금융사와 대출 모집 업무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대출 신청 상담과 신청서 접수 및 전달 등 금융사가 위탁한 업무를 수행하는 대출상담사와 대출모집법인을 의미한다. 현재 금융감독원에는 대형법인·온라인플랫폼 등 총 50개 법인이, 은행연합회 등 관련 협회에는 대출·리스·할부 등 4만여 명의 모집인이 각각 등록돼 있다.

 

그동안 대출모집인은 전속 의무 때문에 하나의 금융사에 전속돼 해당 회사의 상품만 취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규개위가 대출모집인 전속 의무를 폐지하도록 권고하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규개위는 추진 배경에 대해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고 금융업 간 경쟁을 촉진해 대출금리 하락을 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대통령 직속기관인 규제위가 권고한 1사 전속 의무 폐지 검토에 나섰다.

 

하지만 이에 대해 대출모집인들은 '돈을 더 많이 벌 기회'로 받아들이며 흥분하는 모습이다. 

 

한 대출모집법인 임원은 “앞으로 GA처럼 대출모집인들도 여러 상품을 동시에 취급할 수 있게 된다”며 "그러면 여러 금융사를 저울질하면서 더 많은 수수료를 받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향후 대출모집법인 규모가 GA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는 소비자들에게 여러 보험사 상품을 소개해준다는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결국 이들은 자기들이 받는 수수료를 더 우선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좋은 상품보다 수수료를 더 많이 주는 금융사 상품을 우선적으로 소개하면서 대출모집법인들도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대출모집인협회가 출범하는 것 자체가 그만큼 이익 확대가 예상된다는 의미라는 분석도 있다. 이익을 내지 못하면 협회를 유지할 자금도 나오지 않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리 쉽지는 않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보험상품과 대출상품은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상품은 주계약, 특약 등 복잡하기 짝이 없어 소비자들이 뭐가 더 좋은 상품인지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며 "GA는 이 약점을 찔러 자기에게 더 나쁜 상품이더라도 자기에게 더 많은 수수료를 주는 보험사 상품을 우선적으로 소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출 상품은 다르다. 금리가 전부이고 금리의 고저는 누구나 한 눈에 판단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모집인에게 더 많은 수수료를 주려면 대출 상품의 금리도 그만큼 올려야 한다"며 "그러나 소비자에게 더 금리가 높은 상품을 소개하면 금세 들켜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요새는 온라인 대출 플랫폼도 발달해 소비자들이 쉽게 여러 금융사의 대출금리를 비교할 수 있다"며 '꼼수'는 통하지 않을 거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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