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업체 이사는 납품가 부풀려 2억5000만원 차액 챙겼다가 구속
대학교수가 낀 가짜 대기정화시설 판매사기 일당이 해경에 검거됐다. 이들은 환경학과 교수를 앞세워 정부 연구개발(R&D) 신제품인 것처럼 속여 부산·울산지역 조선소 3곳에 최근 4년간 116억 원어치나 판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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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해경이 가짜 대기오염물질 정화시스템이 적용된 시설을 조사하고 있는 모습 [울산해양경찰서 제공] |
울산해양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대기오염물질 정화시스템 제작업체(부산 기장) 대표 A 씨를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또한 부산지역 사립대 교수 B 씨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해경에 따르면 부산 기장에 본사를 둔 업체 대표 A 씨는 대학교수 B 씨와 짜고 실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한 미완성 기술이 적용된 유해대기방지시설을 마치 정상 성능을 발휘하는 것처럼 속여 2020~2023년 조선소 등에 납품한 혐의다. 부산·울산지역 대형 조선소 3곳에 납품한 금액은 116억 원에 달한다.
대학교 환경학과 교수 B 씨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R&D 출연금을 받아, 조선소 등 대규모 도장공정에 발생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을 저감하는 '유해대기방지시설' 연구개발을 진행한 인물이다.
B 교수는 내부 테스트에서 대기환경보전법에서 요구하는 배출 기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안정적인 성능의 필터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필터가 정상적으로 정화하는 것처럼 숨기기 위해 배관에 활성탄을 몰래 넣어 납품검사를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교수는 문제의 업체 사내 등기 이사로 이름을 올려놓고, 각종 편의와 일정한 급여를 받는 등 적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이번 사건과 별도로 해당 교수는 2015년부터 2년간 환경부 R&D 예산 정부출연금 약 11억6000만 원을 지급받아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학생연구원 인건비 약 1억5000만 원을 빼돌린 혐의도 추가로 밝혀졌다.
특히 경남 창원에 공장을 둔 문제의 업체는 대기오염물질을 정화해 배출하는 스택(굴뚝) 안쪽에 대기오염물질을 그대로 배출되도록 비밀 배관을 몰래 설치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왔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문제의 업체 대표 A 씨는 울산소재 조선소 블록 도장업체에 가짜 유해대기방지시설을 납품과정에서 도장업체 이사 C 씨로부터 공사 대금을 부풀린 뒤 그 차액을 돌려달라는 요구를 받고, 2년간 2억5000만 원을 전달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와 관련 도장업체 이사 C 씨는 업무상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울산해경 관계자는 "A 씨는 대학 교수가 독보적으로 개발한 기술인 것처럼 피해자들에게 홍보했다"며 "이들 범죄는 대기환경을 개선하려는 정부 정책에 찬물을 끼얹은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국민 생활권을 침해하는 범행에 대하여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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