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저소득자' 보험 가입 배제…"보험업법·금소법 위반 소지"

안재성 기자 / 2025-09-11 14:32:18
보험요율은 저소득·저신용자 포함해 산출한 뒤 정작 가입은 배제
정당한 사유 없는 가입 배제에 요율산출 왜곡…보험업법 위반 소지
금소법 '차별적 대우 금지' 원칙 위배 소지…'소비자 기망' 지적도

메리츠화재의 저소득·저신용자 보험 가입 배제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윤리적 문제, 감독당국 지침 위반을 넘어 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보험요율 산출 시에는 저소득·저신용자까지 포함시켜놓고 가입 단계에서 배제한 것은 보험업법과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어긴 위법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당국 출신 법조인은 "보험업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11일 밝혔다. 이 사실을 KPI뉴스에 제보한 보험업계 관계자도 제보 당시 "법적으로 문제가 될 거다. 그래서 메리츠화재 내부에서도 논란"이라고 말했다.

 

▲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메리츠화재 본사. [KPI뉴스 자료사진]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이 지적한 대목은 우선 보험요율 산출의 원칙이다. 보험업법 제129조(보험요율 산출의 원칙)는 "보험사는 보험요율을 산출할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통계자료를 기초로 대수(大數)의 법칙 및 통계신뢰도를 바탕으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보험요율이 보험계약자 간에 부당하게 차별적이지 아니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행태는 바로 보험업법이 규정한 보험요율 산출 원칙을 위배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보험요율을 산출할 때는 저소득·저신용자를 포함시켜놓고 인수(보험 판매) 단계에서 인위적으로 잘라내면 요율의 기초가 허구화되고 실제 위험집단이 왜곡되고 요율 산출의 객관성과 합리성이 깨진다는 것이다.

 

그 결과 저소득·저신용자는 보험 가입조차 못하는 부당한 차별을, 거꾸로 보험가입자들은 저소득·저신용자의 위험이 포함된 비용을 떠안는 부당한 차별을 받게 되는 셈이다.

 

이 사안을 제보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럴 거면 애초 보험요율 산출 단계에서부터 저소득·저신용자를 배제했어야 옳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소법 위반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금소법 제15조는 "금융상품판매업자등은 금융상품 또는 금융상품자문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성별·학력·장애·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계약조건에 관하여 금융소비자를 부당하게 차별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저소득·저신용자란 이유만으로 보험 가입에서 배제하는 건 부당한 차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험 모집과 관련해 저소득·저신용자를 배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험 모집 단계에서는 저소득·저신용자도 가입이 가능한 것처럼 안내하면서 실제론 배제하는 것은 소비자 기망이자 불완전판매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보험에 대한 사회적 신뢰 훼손 또한 우려되는 대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업은 그 특성상 공공성이 강하게 요구된다"며 "저소득·저신용자 가입을 배제하는 행위는 보험업의 사회적 신뢰 훼손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염려했다.

 

KPI뉴스는 지난 8월28일 메리츠화재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자료를 토대로 저소득·저신용자의 보험 가입을 배제한 사실을 단독보도([단독] 메리츠화재, 저신용자 보험가입 배제...내부서도 "부당한 차별" 논란)했다.

 

KPI뉴스 / 안재성·유충현 기자 seilen78@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안재성 기자

안재성 / 경제부 기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