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리 변수'로 북미 대화 좌초 갈림길

김광호 / 2019-03-09 14:26:57
북미, 동창리 둘러싼 기싸움…대화 좌초냐 재개냐
협상력 키우면서 미국 압박하려는 북한의 심리전
비핵화 협상 좌초되거나 반대로 재개 촉진 가능성

북한이 하노이 회담 이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에 박차를 가하면서 북미 대화가 좌초와 재개의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

 

7일(현지시간) 미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촬영된 상업 위성사진을 토대로 미사일 발사대와 엔진시험대를 재건하려는 공사가 빠른 속도로 계속되고 있다"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 정상가동 상태로 복귀한 것 같다"고 밝혔다. 


▲ 6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북한 서해 미사일 발사장 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발사장 복원 움직임이 감지됐다고 전했다. [AP 뉴시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이날 "동창리 발사장이 복원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동창리 발사장 동향에 대해 "조금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1년 뒤에 우리가 알려주겠다"고 말해 북미 협상 장기화 가능성을 암시했다.

북미는 2차 정상회담 결렬 이후 협상의 판을 깨지 않기 위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동창리를 두고 일종의 기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이와 관련, "북한이 실제로 미사일을 발사할 때까지 대화의 판을 깬다고 볼 수 없지만 이러한 행동(미사일 발사 복구 움직임)은 자신들의 협상력을 키우면서 미국을 압박하려는 북한의 심리전"이라고 설명했다.


조성렬 국가전략안보연구원 전 수석연구위원도 북한의 동창리 의도에 대해 "북미 대화를 방치하면 북한의 핵무장 능력이 더 강화돼 향후 미국 측에서 협상이 더 어려워질 수 있으니 이를 멈추려면 협상을 빨리 재개해야 한다는 협상 촉진의 메시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북한을 불신하는 미국 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협상 자체가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미 외교가에서는 북한의 공식 반응이 없는 상황에서 단지 동창리 발사장의 부분적 동향만으로 속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도 7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의 활동 의도를 좀 더 봐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북한은 8일 노동신문을 통해 북미회담의 결렬 사실을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그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다만 미국의 지속적인 대화 메시지에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으면서, 향후 북미 협상 방향에 대해 고심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대북제제 관련 발언으로 북한을 압박하면서도 연일 '북한과의 추가 대화는 열려있다'는 대화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하노이 회담 결렬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미 대표단에 황급히 전달한 점도 대화를 이어가려는 북한의 절박한 심정을 내비친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미가 다시 만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만나기 위한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면서 재정비를 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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