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군, 주민수용성 조사 보류 뒤 산업부에 '긍정' 의견
전남도, 업체에 '주민 설명회' 요구…정식 절차 밟을 것
"농촌에 산다고 우리를 무시하는건지, 업체에서 설명회도 안 한 채 육상 풍력발전 사업을 하려고 하니 분통이 터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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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부터 전남 진도군 수역리 마을 주민들이 육상 풍력발전 사업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마을회관에 내걸었다. [강성명 기자] |
전남 진도군 '육상 풍력발전 사업' 허가를 놓고 주민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전국 최대 대파 생산지로 조용했던 시골 마을이 '갈등의 섬'으로 변하고 있다.
12일 전라남도와 진도군에 따르면 전남 신안과 무안 등에서 발전 사업을 하던 업체 SM E&C는 지난 6월 육상 풍력발전 사업 위치를 신안 장병도에서 진도읍 산월리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변경 신청했다.
발전 사업에 대한 업체의 설명회가 전무한 상황에서 진도군이 지난달 허가 심의를 위한 주민수용성 조사를 진행하면서 논란이 점화됐다.
주민들은 마을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고 진도군·진도군의회에 잇따라 진정서를 내는 등 발전 사업 허가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진정서를 보면 "발전사업허가 행위가 일방적으로 진행되면서 주민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주민과 협의 등 절차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강행되고 있다. 어떠한 제반 인허가가 진행되지 않도록 행정에 반영해달라"는 반대 입장이다.
마을 이장 A씨는 KPI뉴스와 통화에서 "육상 풍력이 들어서면 주민에게 피해는 없는지 어떤 식으로 발전이 이뤄지는지에 대한 개발 업체의 설명을 들어야 찬성이나 반대를 할 것인데 어떤 정보도 없이 진도군에서 주민수용성 조사를 한다고 하니 황당했다"며 "업체가 농촌에 산다고 마을 주민들을 무시한 것으로 밖에 안보인다. 이번 사업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것 같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갈등은 진도군의회까지 확산됐다.
진도 지역기자와 일부 군의원이 발전 사업 허가를 위한 조례안 변경에 힘쓰는 등 '뒤를 봐주고 있다'는 유언비어까지 돌고 있다.
진도군 조례안 제18조 개발행위허가 기준에 따르면 풍력 발전의 경우 지방도에서 '직선거리 700M 안에 입지해 있으면 안된다'고 나와 있다.
일부 군의원이 조례상 위배되는 풍력발전 사업을 위해 해당 조례안 변경을 시도한다는 소문도 있다.
해당 의원은 최근 동료의원들 앞에서 "풍력발전 사업에 대한 이권 개입 정황이 드러날 경우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신상 발언으로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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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 진도군 산월풍력 발전사업 대상부지 위치도 [진도군 제공] |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진도군은 '수역과 내산월·외산월' 등 3개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진행하려 한 '풍력발전 사업 허가 심의를 위한 주민수용성 조사'도 보류했다.
그럼에도 주민들이 낸 진정서와 정 반대되는 긍정 의견을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도군은 "주민의 뜻과 이익에 반하지 않고 주민과 이익 공유를 위한 수용성 확보가 선행된다면 발전 사업이 주민 소득을 발생시키고 지역경제 활성화도 보인다는 등의 긍정 의견을 회신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군민 의견을 대신해야 할 지자체가 업체 편만 들어 찬성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 전남도에 진정서를 내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전라남도는 지난 5일 업체 대표에게 설명회 등 정식 절차를 거쳐 주민 의견을 수렴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SM E&C는 "진도 전두마을에 설치한 계측기 통해 지난 1년 동안 데이터를 확보한 뒤 산업부에 사업지 변경을 신청했다"며 "현재 진도군으로 사업 허가가 결정된 상태가 아니어서 조심스럽고 주민 참여가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곧 주민 설명회를 열어 주민들의 궁금증 해결에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SM E&C는 특수목적법인 (주)제이에스파워를 통해 산업통상자원부에 신안군 장병도에서 진도군 산월리로 사업지를 변경하는 내용의 '육상 풍력발전 사업 허가'를 신청했다.
설비용량은 6.4MW급 발전기 5기, 32MW를 설치한다는 내용으로 사업비 8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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