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개떼 "우리도 브렉시트 반대한다"

윤흥식 / 2018-10-08 14:03:03
브렉시트 투표 재실시 요구 앞두고 거리 행진
"반려견 데리고 시위하는 것이야말로 영국적"

"브렉시트는 개 짖는 소리"
"개들에게도 투표권을!"

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수백마리의 개와 견주들이 참여하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반대시위가 벌어졌다고 BBC와 로이터통신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 '브렉시트는 미친 개 짖는 소리'라는 팻말을 등에 건 슈나우저가 주인과 함께 런던 시내를 행진하고 있다. [익스프레스] 


1000명에 가까운 런던 시민들은 이날 자신들이 키우는 반려견의 몸에 브렉시트 반대구호 팻말을 건 채 시내 중심가에서 의회가 있는 트라팔가광장까지 행진하며 브렉시트 관련 국민투표를 다시 치를 것을 요구했다.

주최측은 이번 '개떼 시위'에 '우퍼랜덤' (개를 뜻하는 'woofer'와 국민투표를 뜻하는 'referendum'의 합성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불독, 허스키, 치와와, 슈나우저 등 다양한 종류의 견공들이 참여한 이날 시위는 오는 20일 더 큰 규모로 치러질 예정인 '브렉시트 국민투표 재실시' 요구 시위의 사전 행사 격으로 열렸다.

거리에 나온 반려견들은 '브렉시트를 멈춰라' '지금은 짖을 때' '브렉시트는 미친 개 소리' 같은 팻말과 리본을 몸에 둘렀다.

주최 측은 행진 구간 중간 중간에 '개 화장실'을 설치하고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과 나이절 패라지 전 영국독립당 대표 등 브렉시트를 주도했던 정치인들의 사진을 내걸었다. 시위에 동원된 개들로 하여금 이곳에서 소변을 보게 하면서 조롱한 것이다. 

주최 측은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반려견들에게 벌어질 실질적인 불편과 불이익을 걱정하기도 했다. 수의사 부족과 식품 가격 상승으로 반려견을 키우기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EU 차원에서 추진중인 '개 여권' 발급 대상에서 영국이 제외돼 반려견을 데리고 대륙을 여행하는 것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자신의 반려견을 데리고 행진에 참가한 마케팅 컨설턴트 앤서니 로빈슨(48) 씨는 "지금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들이 브렉시트 이후에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시종 유쾌하고 떠들썩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이날 시위에 대해 동물복지사 도미닉 다이어 씨는 "이런 방식이야말로 영국적인 것"이라며 "개를 데리고 시위를 벌이는 나라는 영국 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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