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이어 '나는 왜 신고하지 않았나' 성폭력 고발 캠페인 확산

윤흥식 / 2018-09-30 13:26:34
한인학생 제안한 대자보 형태 성폭력고발 캠페인
캐버너 대법관 지명자 의혹 맞물리며 급속 확산

브렛 캐버너 미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성폭행 의혹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아트'(SVA)에 재학 중인 한인 대학생들이 대자보 형식을 이용해 전개하고 있는  ‘나는 왜 신고하지 않았나’(Why I didn't Report)라는 성폭력 고발 캠페인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ABC 방송이 30일 보도했다.

 

▲ 뉴욕 유니온 스퀘어에 나붙은 '나는 왜 신고하지 않았나'라는 제목의 빈 대자보. 성폭행 피해자들이 자유롭게 사연을 적을 수 있도록 했다. [ABC NEWS}


디자인 및 광고 전문 교육기관인 SVA에 재학 중인 송하정씨(25)와 윤보욱씨(26)는 지도교수로부터 "의미있는 작품을 만들어 제출해보라"는 과제 지시를 받고, '나는 왜 신고하지 않았나'라는 제목을 단 백지 대자보 1000여장을 뉴욕시 지하철 플랫폼과 공공화장실 벽면, 가로수 등에 부착했다.

두 사람은 “캐버너 연방대법관 후보자의 성폭행 의혹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게시한 트위터를 보면 오히려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피해자를 비난하고 있다”며 “아직 성폭력 피해사실을 밝히자 않은 피해자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캠페인을 전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맨하탄 유니언 스퀘어 등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장소에 대형 보드를 세워 성폭력 피해자들이 폭행을 당한 직후 신고하지 못했던 이유를 자유로이 적을 수 있도록 했다.

 송씨는 “피해자들은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두려움에 떨고 있으며,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믿어주고, 지지해주길 바라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단순히 성폭력 피해 사실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과 분노를 다스릴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에서 이번 캠페인을 평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이들이 부착한 포스터에 각자 성폭행 피해를 당하고도 신고하지 못한 사연을 적은 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 사진을 올려 공유하고 있다.

이 글들은 ‘WhyIdidntReport’ 라는 해시태그(검색을 용이하게 할 목적으로 게시물에 붙이는 꼬리표)를 단 채 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글을 올린 피해자들은 ‘그때 나는 너무 어렸다’, ‘신고를 하면 오히려 곤경에 처할 것이라는 협박을 받았다’ '아무도 내 말을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았다' 등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사연을 털어놓아 읽는 이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에는 매일 수백건의새로운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으며, 뉴욕으로부터 1000km 이상 떨어진 조지아에서 사연을 보내온 피해자도 있었다.

 

성폭력 고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두 한인 학생들은 "예상보다 뜨거운 반응에 우리도 놀라고 있다"며  "피해자들에게 '당신들은 잘못이 없다, '당신들은 용기있는 분들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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