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할아버지 역 200여년 만에 첫 등장
'아웃 오브 아프리카' 주연 브랜다우어 열연

해마다 여름이면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는 음악 페스티벌이 열린다. 독일에서 오스트리아로 넘어가면 머지않아 만나게 되는 산속의 작은 도시. 차가운 공기와 만년설이 덮인 산, 사철 푸른 나무와 아름다운 호수가 있어 유럽인들이 가고 싶은 곳 1위에 종종 뽑히는 아름다운 곳이다.
규모가 크지 않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오염되지 않은 곳이지만 마을이 아니라 굳이 도시라고 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문화와 예술, 인문학적 환경이 너무 좋아서 외딴 시골마을의 느낌이 아니라 작은 예술도시 같다. 모차르트의 출생지, 모차르트가 첫 사랑을 하고 그 언니를 아내로 맞게 된 하숙집이 있는 곳이자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이 된 잘츠부르크.
이곳이 여름에는 세계 최고의 음악축제가 열리고 겨울과 성령강림일과 부활절에도 음악제가 열리는 '음악의 도시'가 된 시작점에는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가 있다. 1870년(모차르트 사후 79년) 모차르트가 지은 오페라 <마술피리>의 완전한 악보가 발견됐다. 그것을 기점으로 하여 1877년부터 여덟 번의 모차르트 음악제가 열렸고, 젊은 음악가들의 노력 속에 그 명맥이 이어져 1920년 8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막이 올랐다. 1924년과 1944년을 제외하고 해마다 여름이면 축제가 열렸다.
마음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달려가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바쁜 일상에 쉼표를 주고자 노력하는 라이프시어터 메가박스(대표 김진선) 큐레이션 브랜드 '클래식 소사이어티'가 우리에게 <마술피리>를 선사한다. 모차르트 최후의 오페라를 오는 28일부터 단독 상영하는 것.
<마술피리>는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보여주는 걸작이다. 화려한 이탈리아 오페라, 소박한 독일의 민중극 징슈필 등 다양한 장르가 혼합돼 있으며 프리메이슨, 계몽주의 등 다양한 화제를 통해 모차르트의 사상이 집약돼 있다는 평을 듣는다. 빈에서 돌아온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에게 오페라 작곡을 제안했던 극작가 겸 연출가 에마누엘 쉬카네더, 그리고 제안을 받아들여 그의 원대본을 새롭게 해석해 당시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명성을 떨친 모차르트.
이번에 '클래식 소사이어티'를 통해 만나게 될 버전은 여기에 젊은 오페라 감독 리디아 스타이어가 연출을 맡아 새로운 시도를 보여 준 작품이다. 스타이어 감독은 전에 없던 '책 읽어주는 할아버지' 역할을 창조했다.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사랑을 얻는 주인공 타미노와 파미나의 이야기를 마치 할아버지가 손주들에게 동화책을 읽어 주는 것처럼 풀어냈다.

할아버지 역할의 배우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 매릴 스트립이 자신의 남편으로 택한 브릭센 남작 역의 클라우스 마리아 브랜다우어가 맡아 열연했다. 브랜다우어는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났고, 독일의 슈투트가르트 음악과 극예술 아카데미에서 연극을 공부했다. 영화 '메피스토'에서 나치 정권에 의해 타락하는 자기과시적 배우 헨드릭 회프겐 역을 충격적으로 표현, 세계적 주목을 끌었다. 이후 '007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의 악당을 비롯해 블록버스터 영화에 다수 출연하는가 하면 연극과 영화를 오가며 카리스마 넘치는 배역들을 통해 좋은 표현들을 보여 주었다.
할아버지와 함께 책을 읽는 아이들은 빈소년합창단 단원들로 구성, 청량한 목소리가 극에 활력을 더한다. 주인공 타미노 역은 마우로 페터, 파미나 역은 크리스티아네 카르크가 호연했다. 극의 분위기를 책임지는 '밤의 여왕' 역에는 세계적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알비나 샤기무라토바가 캐스팅돼 기대를 더한다. 엄청난 고음을 완벽히 소화하는 것은 기본, 화려한 초절 기교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것이다.
마법 장면을 환상적으로 구현하는 거대 무대장치를 통해 모차르트의 독창적 세계관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한 오페라 <마술피리>는 오는 28일부터 메가박스 6개 지점(코엑스, 센트럴, 목동, 분당, 킨텍스, 대구신세계)에서 만날 수 있다.
KPI뉴스 / 홍종선 기자 dunasta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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