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을 버틴 '버티고'…"천우희가 아름답게 추락하는 영화"

김혜란 / 2019-09-18 13:50:09
전계수 감독이 밝힌 영화 '버티고'의 시작
18년 전 일본 직장생활서 느낀 외로움 담아

전계수 감독의 18년 묵은 체증이 풀린 '버티고'가 10월 극장가를 찾는다. '몹시 흔들렸던 오늘'이란 카피의 이 영화는 하루하루를 '버티고' 사는 이들에게 위로를 건넬 예정이다. 


▲ 내달 17일 개봉하는 영화 '버티고'에서 배우 천우희는 일과 사랑, 현실이 위태로운 30세 계약직 디자이너 서영 역을 맡았다. [영화사 도로시 제공]


18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버티고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전계수 감독을 비롯해 배우 천우희 유태오 정재광 등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전계수 감독은 영화에 대해 "천우희가 아름답게 추락하는 영화다"며 "이 안에서 현기증, 이명을 앓으며 사회적 인간관계, 애정관계, 가족관계 붕괴를 겪는 30대 직장인 '서영'의 붕괴하는 마음속 파국을 조용히 지켜보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시나리오를 쓴 지 18년 됐는데 이제야 제대로 된 임자 천우희를 만난 것 같다"고 말했다. 갓 서른을 넘은 인물을 그려내야 했기에 비슷한 나이대의 여배우 사진을 늘어놓고 보던 중 천우희가 단번에 눈에 들어왔다는 것이 전 감독의 전언이다.


그는 "천우희의 걸음걸이, 말하는 방식, 표정 등이 내가 시나리오를 쓸 때 상상한 서영의 모습과 일치했다. 천우희는 대체불가한 서영 그 자체였다"고 전했다.


극 중 천우희는 전 감독의 또 다른 자아이기도 하다. 그는 "18년 전에는 일본에서 직장생활을 했는데, 당시 느꼈던 외로운 감정을 쓰게 됐다"며 "주인공이 근무하는 사무실 높이와 같은 42층에서 일했다"고 전했다. 또 "영화감독을 꿈꾸며 썼던 시나리오였는데 꾸준히 발전시켰다. 그때는 굉장히 감정이 거칠었다. 인물도 공격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영화화는 한 번도 생각 못 했다. 작년에 마음먹고 바짝 준비해서 공모전 당선돼서 준비하게 됐다. 상업영화 같지 않아서 투자해 주지 않을 것 같았는데 좋은 기회, 타이밍에 좋은 배우들과 함께하게 됐다. 원했던 그림의 영화를 만들게 돼서 기쁘다"고 밝혔다.


영화 '삼거리 극장'으로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을 거머쥔 전계수 감독은 '러브픽션'으로 톡톡튀는 연애담을 표현했다.


'전작과는 다른 색깔인 거 같다'라는 질문에 전 감독은 "차기작이 전작과 비슷하면 내가 먼저 지루하고,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다"며 "결이 다른 감성, 성격, 배우가 나오는 것에 늘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작품도 '버티고'와 전혀 다른 액션, SF, 코미디가 되지 않을까. 어떻게든 다른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고 싶다. 이게 나의 동력이다"고 설명했다.


서영 역을 맡은 천우희는 IT업체의 계약직 디자이너로 일과 사랑, 현실이 위태로운 30대 여성으로 분했다. 


천우희의 마음을 동하게 한 것은 영화의 마지막 대사 한 줄이었다. 그는 "마지막 대사 한 줄을 보고 '이 영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스포일러여서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말을 아꼈지만 "다른 분들 또한 내가 느낀 것처럼 위로와 희망을 가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극 중 천우희의 연인으로 나오는 진수 역의 유태오는 "예전에 천우희를 사석에서 만났을 때 '함께 멜로 호흡을 맞추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꿈이 이뤄져서 정말 좋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 "'레토' 이후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게 처음이라 개봉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독립영화계의 스타이자 충무로의 또 다른 기대주 정재광은 고층외벽을 청소하는 로프공 관우 역을 연기했다. 캐스팅 비화를 밝힌 전계수 감독은 "관우 역은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은 신인배우이길 바랐다"며 "정재광의 작품을 보고 거친 면모 너머 결핍이 있는 듯한 느낌이 좋았다"고 전했다. 


10월 17일 개봉하는 영화 버티고는 같은달 3일 개막하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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