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노동비용 상승 부담을 자체자본·기술로 극복"
"中, 미국과 맞먹는 경제 규모 지닌 G2로 우뚝 설 것"
"중국이 퍼스트무버 되면 한국 패스트팔로워 힘들어"
"한국 경제의 근본적인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 제언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9일 "중국은 국가주도적 혁신이 가능함을 증명했고 향후 글로벌 제조업을 장악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 연구위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KPI뉴스 창간 7주년 포럼 '미·중 패권전쟁과 한국의 길'에서 '달라진 중국 : 시진핑 3기와 글로벌 제조업'을 주제로 발표하며 중국 팽창에 따른 한국 위기를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의 전략 전환을 촉구했다.
![]() |
| ▲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KPI뉴스 창간 7주년 포럼 '미·중 패권전쟁과 한국의 길'에서 '달라진 중국 : 시진핑 3기와 글로벌 제조업'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
그는 시 주석 집권 기간 중국이 양적 성장과 산업고도화를 지속함과 동시에 국가주도적 자본주의 체제로 전환됐다고 진단했다. "덩샤오핑 전 주석이 낸 '어떻게 사회주의와 시장경제를 조화시킬 것인가'란 숙제에 시 주석이 '중국 특색 사회주의'란 답을 내놓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예로 국유기업 수가 크게 늘어난 점을 들었다. 포춘지에 따르면 글로벌 500대 기업(2023년 기준) 중 중국 기업 수가 135개에 달했다. 미국(136개)에 버금가는 수준인데 이 가운데 100개가량이 국유기업이다.
지 연구위원은 "중국 국유기업들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다른 기업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고 분석했다. 호황기에는 더 크게 성장하고 불황기에는 타격을 덜 받을 것이란 얘기다. 그는 "이런 구조가 다수 업종에서 반복적으로 진행되면 중국의 글로벌 제조업 지배로 연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중국이 국가주도적 혁신이 가능함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세계 2500대 연구개발기업 가운데 중국 기업이 678개로 미국 다음 2위이며 투자액도 2위"라는 것이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하는 동안 노동집약적 제조업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자본집약적 전통산업에서도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탄탄한 위치를 차지했다. 지 연구위원은 "중국은 세계 최초로 노동집약적 제조업에서 노동비용 상승 부담을 자체 자본과 기술로 극복하는 나라"라고 평가했다.
한국, 일본 등이 노동비용 상승 후 노동집약적 제조업에서 밀려난 현상이 중국에선 일어나지 않고 있는 시각이다. 일례로 중국은 적극적인 산업용 로봇 투입 등을 통해 노동비용 상승 부담을 극복하고 있다. 지 연구위원은 "전세계가 도입한 산업용 로봇 55만 대 중 중국이 52.4%(29만 대)를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전기차, 배터리,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에서도 중국의 국가주도적 경제는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덕에 중국에서 가장 큰 초기 시장이 형성됐다"며 "최근 20년 간 신산업은 모두 중국이 선도했다"고 짚었다.
![]() |
| ▲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KPI뉴스 창간 7주년 포럼 '미·중 패권전쟁과 한국의 길'에서 '달라진 중국 : 시진핑 3기와 글로벌 제조업'을 주제로 한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발표를 참석자들이 집중해 듣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
미국은 중국의 글로벌 제조업 장악을 막으려 견제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중국 견제책에 대해 지 연구위원은 "사실상 실패"라고 깎아내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 멕시코 등을 통한 중국의 우회 수출을 막으려고 동맹국들에게까지 막대한 관세를 부과했다. 이는 동맹국들의 불만을 높여 도리어 대중 포위망이 약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또 핵심 산업만 리쇼어링을 추진한 전임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로 모든 분야를 리쇼어링하려는 것에 대해 지 연구위원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지대, 인건비 등이 높은 미국에 기업을 유치하려면 정부가 인센티브를 잔뜩 줘야 하는데 이는 비효율적이란 얘기다. 지 연구위원은 "과거 구 소련이 미국과의 군비 경쟁으로 경제력을 소진했듯이 비효율성은 체제 경쟁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결국 미국 견제가 실패함으로써 중국은 향후 미국과 맞먹는 수준의 경제 규모를 지닌, 진정한 G2(주요 2개국)로 부상할 것으로 지 연구위원은 본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 강점이 다르기에 정면대결보다 부분적 경쟁을 지속하면서 장기 공존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중국이 진정한 G2로 우뚝 서는 세계 경제는 한국에 밝은 전망을 보여주는 건 아니다. 지 연구위원은 "한국 수출의 90%가 중간재인데 중국 완제품기업들은 다른 중국 기업에서 중간재를 사들이지, 한국 제품을 택하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또 "중국은 '개발-시장-양산화-판매'를 모두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중국이 퍼스트무버가 되는 체제에서 한국이 패스트팔로워가 되긴 어렵다"고 우려했다. 지 연구위원은 "한국 경제의 근본적인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