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對)이란 원유 수출 제재로 국제유가가 3% 가까이 급등했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석유수출 금지, 중동 긴장 고조 등 지정학적 리스크,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으로 유가가 오름세를 보여온 가운데 이번 제재는 유가 상승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이에 따라 올들어 이미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경기가 더욱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국제유가가 급격히 상승할 경우 소비를 중심으로 국내경기에 부담을 주고 무역수지 흑자 폭이 줄어들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저성장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역수지가 악화되면 국내 경기회복 시점을 지연시킬 여지도 커진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2.7% 오른 65.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 31일 이후 약 6개월 만의 최고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오는 6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3시 30분 현재 배럴당 3.04%(2.19달러) 상승한 74.1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도 한때 74.52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올해 장중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이란산 원유 봉쇄'가 이번 유가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행정부는 22일(현지시간) 한국 등 8개국을 대상으로 한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에 대한 한시적 예외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역시 별도의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 석유 수입국들에 더 이상의 추가적인 중대한 감축 예외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5월 2일부터 이란산 원유수출은 사실상 봉쇄된다. 동맹국도 예외 없는 미국의 이란산 원유수입 전면 금지 조치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한편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까지 오르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96%,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25% 하락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산업계에 끼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유가가 10% 상승하면 석유제품 제조원가는 7.5% 상승 압력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전자·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서도 원가 상승 압력이 0.1~0.4%가량 생긴다.
KPI뉴스 / 임혜련 장기현 기자 ihr@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