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 과정에서 하락한 지지율 만회 시도
러시아 전역에서 수 주째 벌어지고 있는 연금개혁 반대시위로 정치적 곤경에 처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텔레비전 리얼리티쇼에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정치적 위기를 겪을 때마다 대중매체 노출을 통해 인간적이면서도 강인한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려고 시도해왔다.
영국 가디언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2일 저녁 국영TV '로씨야 1'을 통해 방송된 새 리얼리티쇼 시리즈 '모스크바, 크렘린, 푸틴' 1회에 주인공으로 등장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프로그램은 앞으로도 매주 일요일 저녁에 한시간씩 방송될 예정이다.
가디언은 또 "푸틴 대통령은 거의 매일 러시아 국영TV에 등장하지만, 리얼리티쇼 출연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 프로그램은 푸틴 대통령이 십대 청소년들을 만나서 담소를 나누는 모습과 '백학'으로 유명한 러시아의 국민가수 코브존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장면, 그리고 지난달 시베리아에서 휴가를 보내는 일상 등을 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방송에서 동료들과 함께 등산하는가 하면, 야생 딸기를 채취하거나, 야생동물을 지켜보며 나직하게 "그들은 우리를 두려워하지 않아"라고 속삭이기도 했다.
프로그램은 또 푸틴 대통령이 '필요한 개혁을 위해 책임을 질 준비가 돼 있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프로그램 진행자 블라디미르 소로비예프는 "푸틴이 어린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인간적이고도 진실된 면모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게다가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한술 더 떠 "푸틴은 어린 아이들 뿐 아니라 국민 모두를 사랑한다"고 떠벌리기도 했다.
푸틴의 이번 리얼리티쇼 출연은 최근 연금개혁 추진과정에서 급락한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5월만 해도 79%였지만, 지난 7월에는 67%로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보였다.
과거에도 푸틴 대통령은 국내외적 악재로 인해 정치적 위기에 처할 때마다 전투기를 타는 사진을 공개하거나, 상반신을 드러낸 채 사냥하는 모습을 통해 '강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시도를 한 바 있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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