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 "교황 선출방식으로 후계자 뽑자"

윤흥식 / 2018-11-06 10:57:28
티벳 불교 핵심교리 '환생' 사실상 부인
후계자 선출 과정서 중국 입김 차단 포석

티벳 불교 최고 지도자 달라이 라마 14세(83)가 환생 제도의 폐지를 언급했다.

달라이 라마는 5일 티벳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에서 요미우리신문, 마이니치신문 등 인본 언론들과 인터뷰를 갖고 "내 후계자는 고승들 사이에서 선발하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 달라이 라마 14세가 5일 일본 언론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

그는 "가톨릭교 추기경들이 교황을 선출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차기 달라이라마를 선출하는 것도 괜찮으며,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 후계자를 뽑는 것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티벳 불교의 핵심 교리 가운데 하나인 환생을 사실상 부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티벳 불교의 수장이자 실질적인 국가 통치자이기도 한 달라이 라마는 지금까지 대대로 '환생'에 의해 지위가 계승돼왔다.

티벳 불교 교리에 의하면 달라이 라마는 살아있는 모든 생명을 열반으로 이끌기 위해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나게 돼있다.

선대 달라이 라마가 사망하면 그 영혼은 다른 아이의 몸을 빌어 환생한다고 티벳 불교 신도들은 믿어왔다.

이번에 달라이 라마가 환생 제도의 폐지를 언급한 것은 자신의 사후 제 15대 달라이 라마를 옹립하는 과정에서 중국 정부가 입김을 행사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달라이 라마의 환생은 판첸 라마(티벳불교 2인자)가 공인하도록 돼있는데, 중국 정부가 이미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인물을 판첸 라마로 선발해놨기 때문이다.

달라이 라마 14세는 지난 2014년에도 독일 디벨트와 인터뷰를 갖고 "14대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환생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당시 중국 정부는 "현 달라이 라마가 환생제도를 갖고 이래라 저래라 할 권리는 없다. 티벳 불교 신도들은 달라이라마 개인을 믿는 게 아니라 환생 그 자체를 믿는 것"이라며 후계 문제에 개입할 뜻을 밝혔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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