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주연, '도깨비'에서의 사랑 결실 이루나
저승사자와 써니가 다시 닿았다.
'도깨비'의 이동욱과 유인나가 '진심이 닿다'에서 다시 만났다. 두 배우가 새 드라마에서 반복되는 연기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게 가능하다.
지난 6일 첫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진심이 닿다'는 마약 스캔들 후 재기를 노리는 미녀 배우 오윤서(유인나 분)가 드라마 배역을 얻기 위해 완벽주의 변호사 권정록(이동욱 분)의 비서로 3개월간의 현장 실습을 시작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로맨스 드라마다.
주연을 맡은 이동욱과 유인나의 극 중 캐릭터는 새롭지 않다. 무뚝뚝한 남자와 앙칼지고 발랄한 여자가 투닥거리는 모습은 두 사람이 앞서 다른 드라마에서 보여준 캐릭터와 흡사하다. 이동욱과 유인나는 2017년 1월 종영한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각자 저승사자와 써니 역을 맡아 통통 튀는 커플 연기를 선보였다.
비슷한 캐릭터가 반복되면서 시청자에게 식상함을 준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진심이 닿다'는 색다른 상황 구성, 살짝 변주한 캐릭터 설정으로 식상함을 상쇄했다. 아울러 '도깨비'에서 러브 스토리를 못다 펼친 캐릭터가 마치 다른 드라마에서 환생한 듯 다시 만나는 상황은 충분히 흥미로운 요소다.
먼저 '도깨비'에서의 이동욱과 유인나를 살펴봤다. 두 사람은 해당 드라마에서 무려 세 번의 생을 함께했다. 극 중 저승사자(이동욱 분)는 우연히 마주친 써니(유인나 분)의 적극적인 구애에 마치 무의식적으로 끌리듯 순종적인 모습으로 호응했다.
써니의 질문에 항상 아무 말도 못해 곤란해하던 저승사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리 준비한 자기 소개를 줄줄 읊었다. 그는 "만 34세, 생일 음력 11월 초닷새, 사수자리, AB형, 미혼, 집은 전세, 차는 필요하면 곧, 과거 깔끔, 명함은 아직, 보고 싶었어요"라며 순수함을 뽐냈다.
사실 이 둘은 전생에 각자 고려 시대 임금 왕여와 왕비 김선으로 만나 비극적인 이별을 겪은 관계다. 왕여와 김선 역할은 각자 배우 김민재와 김소현이 맡았기 때문에 연기에 관해선 논외로 한다. 고려 시대를 지나 다음 생에서 다시 죽음을 맞은 써니는 자신이 사랑하는 저승사자가 안내하는 마지막 망자로 등장해 애틋한 사랑을 보여줬다.
이들은 그 다음 생에서 또 만나 또 사랑을 나눴다. 저승사자는 강력계 형사 이혁으로, 써니는 여배우로 다시 태어나 다시 만났다. 이혁은 저승사자와 달리 박력있는 연애 스타일을 보여줬다. 여배우가 선물한 팔찌를 두고 이혁이 "이거 뇌물 아닙니까"라고 묻자 여배우는 "그럼 체포해가시든가"라고 답했다. 이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여배우에게 키스를 하며 극의 엔딩을 장식했다.
그렇게 열정적인 사랑을 이룬 두 사람은 새 드라마에서 네 번째 생을 시작한 듯 또 만났다. 특히 눈길을 끄는 장면이 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나는 장면이 '도깨비'에서의 첫 만남 장면과 겹친다.
'진심이 닿다'에서 오윤서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지만 쌀쌀맞은 권정록은 이를 받아주지 않았다. '도깨비'에서 써니가 저승사자에게 손을 내밀며 "써니에요"라고 자신을 소개했지만 어리숙한 저승사자가 악수를 받지 않고 "선희요?"라고 답한 장면과 비슷하다.
두 사람의 첫 만남 장면은 인물의 행위만 봤을 땐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달라진 캐릭터를 설명하는 설정으로 볼 수 있다. '도깨비'에서 저승사자는 악수를 외면하면서 써니의 의중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는 순진한 성격을 보여줬다. 반면 '진심이 닿다'에서 권정록은 악수를 받아주지 않음으로써 오윤서를 못 마땅해하는 심정을 표현했다.
다시 '진심이 닿다'로 넘어간다. 권정록은 비서로 들어온 오윤서에게 "스캔들 이후 먹고 살 길이 막막해져 예전 전공 살려본답시고 고스펙 청년들도 입사하기 힘든 로펌에 줄과 백을 이용해 들어온 것 아니었냐"라며 독설을 내뱉었다.
그런 권정록에게 오윤서는 "변호사님 혹시 여자 싫어하냐"고 따졌고 권정록은 "예상을 빗나가서 안타깝겠지만 여자 좋아한다. 단지 오진심 씨에게 관심이 전혀 없을 뿐"이라며 또 한 번 쓴소리를 날렸다.
오윤서는 권정록에게 당한 냉대에 오기가 생겨 "완벽한 비서가 돼서 나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남자로 만들어 버릴 거야"라고 다짐했다. 악연으로 동료가 된 두 사람은 의뢰인을 한 명씩 만나며 호흡을 맞추는 과정에서 서로의 진심을 느끼면서 애정을 쌓게 됐다.
이동욱은 '도깨비'에서나 '진심이 닿다'에서나 무표정하고 무미건조하고 뻣뻣하고 딱딱하다. 유인나 역시 여전히 새침하면서도 발랄하고 푼수끼 넘친다.
'도깨비'의 수많은 명대사 중 결과론적으로 써니와 저승사자의 운명을 암시한 복선이 된 대사가 있다. 저승사자와 이별한 써니가 혼자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며 전한 메시지가 그것이다.
그는 "부디 다음생에서 우린 기다림은 짧고 만남은 긴 인연으로, 핑계 없이도 만날 수 있는 얼굴로, 이 세상 단 하나뿐인 간절한 이름으로, 우연히 마주치면 달려가 인사하는 사이로, 언제나 정답인 사랑으로 그렇게 만나지길 빌어요"라고 남겼다.
이를 실현한 듯 두 사람은 이제 사무실에서 매일 마주쳐야 하는 직장 동료가 됐다. 기다림은 짧고 만남은 긴 인연이 됐으니 사랑의 결실을 이루는 전개만 남았다.
KPI뉴스 / 김현민 기자 kh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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