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伊포로수용소 굶주림 학대 얘기 듣고 결심
영국의 94세 할머니가 난생처음 피자를 맛봤다. 100세 가까이 되도록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다.
사 먹을 돈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절대 먹지 않기로 했던 그녀만의 사연이 있었다. 63년간 부부로 살아온 남편에 얽힌 애잔한 스토리다.
오드리 프루던스라는 이름의 이 할머니는 피자뿐 아니라 이탈리아 음식은 무엇이든 단 한 차례도 먹은 적이 없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4일(현지시간) 전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전쟁 포로로 잡혔던 남편이 이탈리아 수용소에서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 군대에 의해 아사(餓死) 직전에 이르도록 굶주림을 당했다는 말을 듣고부터였다고 한다. 이후 70여 년간 음식이든 물건이든 이탈리아 것은 모두 거부했다.
남편은 18세 때 영국 육군에 입대해 참전했다가 1942년 아프리카 북부에서 독일군에 포로로 붙잡혔다. 독일군 포로수용소에 2년 반 동안 있을 때는 그래도 굶기지는 않았다. 포로를 대하는 태도도 그리 포악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탈리아 포로수용소로 옮겨진 후엔 지옥이 따로 없었다. 짐승보다 못하게 다루면서 하루에 단 한 끼, 그것도 셀러리 수프 한 그릇밖에 주지 않았다.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을 정도로 배를 곯다가 종전과 함께 영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할머니는 피골이 상접해 돌아온 남편으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듣고, 평생 이탈리아 음식이나 물건은 절대 손대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남편이 독일군 포로수용소에도 갇혀 있었지만, 당시 독일군은 그리 악독하게 대하지 않았다는 말에 독일 음식은 거부하지 않았다.
사과를 잘라 밀가루 반죽을 입혀 오븐에 구운 아펠슈투르델 같은 독일 음식은 즐겨 먹었다. 하지만 이탈리아 음식은 스파게티부터 피자에 이르기까지 단 하나도 입에 대지 않았다.
할머니가 마음의 응어리를 조금씩 풀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 남편이 89세로 세상을 떠난 후부터. 불가피한 자리에서 스파게티 정도는 조금 먹는 시늉을 했다. 하지만 피자 등 다른 이탈리아 음식은 여전히 입에 대지 않았다.
피자를 처음 맛본 것은 지난 1월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을 때였다. 손녀에게 말했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나가니, 이것도 끝낼 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는 손녀가 사온 피자를 처음 맛봤다.
할머니는 이제 햄 피자와 파인애플 피자 등 모든 종류의 피자를 먹으며 그동안 품어왔던 한을 풀려 하고 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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