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경보' 일괄 발송 놓고 미국 '시끌'

윤흥식 / 2018-10-04 10:23:21
3일 휴대전화 사용자 2억 명에게 발송 훈련
"원치 않는 메시지 받지 않을 권리" 반론도

자연재해나 테러 등 비상사태에 대비해 모든 휴대전화 사용자들에게 대통령 명의의 경보 문자를 일괄 발송하는 문제를 놓고 미국 내에서 찬반양론이 일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 언론들이 3일 보도했다.

 

▲ 3일 미국의 모든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시험발송된 '대통령 경보' [워싱턴 포스트(WP)]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3일 오후 2시18분(현지시간)을 기해 자국 내 모든 휴대전화 사용자들에게 '대통령 경보(Presidential Alert)'라는 제목의 문자를 발송했다.

본문에는 "이 메시지는 연방재난관리청이 시험용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아무런 행동도 취하실 필요가 없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해당 문자는 2억명 이상의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전달됐다. 다른 안내문자들이 전화기 기능 설정을 통해 차단할 수 있게 돼 있는 것과는 달리 이 문자는 선택의 여지 없이 모든 사용자들에게 사실상 강제적으로 발송됐다.

연방재난관리청의 이날 대통령 경보 문자 발송은 지난 2015년 제정된 법률에 근거한 것이었다. 미 의회는 미사일 공격이나 테러, 자연재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최소한 3년에 한번은 휴대전화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대통령 경보를 발령하는 훈련을 하도록 의무화한 바 있다.

대통령 경보 발령 훈련은 당초 지난달에 할 예정이었으나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캘리포니아주를 강타함에 따라 시기가 늦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 연방재난관리청은 이날 훈련을 앞두고 웹사이트를 통해 대통령 경보 발령 테스트 계획을 공지했다. 또 언론에도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그런데도 정작 대통령 경보문자가 발송되자, 상당수의 미국인들이 "깜짝 놀랐다"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원치 않는 문자는 받지 않을 권리가 있어야 하는데, 휴대전화 전원을 끄지 않는 한 메시지를 수신할 수 밖에 없는 현재의 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일부 시민들은 "정부가 강제하는 목소리를 듣지 않을 권리를 보장해달라"며 연방재난관리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대통령 경보' 발령의 조건이 되는 '공공의 안녕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한 판단을 정부에 맡길 경우 독단적인 결정이 내려질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또 올해 1월 담당자의 실수로 하와이 지역을 향해 "미사일이 날아오고 있다"는 잘못된 경보가 발령된 사례를 들어, '대통령 경보' 제도 운용에 따르는 득실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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