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쓰고 더 걷겠다" 아르헨티나 급한 불 끄기 통할까

김문수 / 2018-09-04 13:30:01
아르헨, 페소화 폭락에 경제위기…자구책 발표
수출세 인상 19개 행정부처 절반 폐지키로
국가재건 위해 근검절약으로 재정균형 맞춰

페소화 폭락으로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30일(현지시간) 페소화 가치 폭락에 따른 금융위기 우려에 기준금리를 기존 45%에서 60%로 15%포인트 인상했다.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 중심가 환전소 앞. [AP 뉴시스]

 

지난 주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한 아르헨티나 정부가 3일(현지시간) 수출세를 인상하고 19개 행정부처 중 거의 절반을 폐지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이날 TV 성명을 통해 "페소화가 역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지는 등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러한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마크리 대통령은 "먼저 경제적 지원을 확대해 궁핍에 시달리고 30%에 달하는 살인적인 인플레에 고통받는 아르헨티나 국민을 위한 식량공급 계획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또 "우리가 바라는 국가재건을 시작하려면 버는 것보다 덜 써서 재정균형을 맞춰야 한다"면서 "통화 하락이 통제불능 상태에 있기에 재정 지속성을 보여줘 시장의 신뢰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마크리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재정적자를 줄이고 시장을 안정시키려고 안간힘을 쓰는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니콜라스 두호브네 재무장관은 "이번 긴축 정책 실시로 내년에 재정균형화를 도모하고 2020년에는 흑자를 달성하겠다"며 "재정재건책의 중심은 대두와 밀, 옥수수 등 주요 수출품에 대한 세금을 올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리 대통령은 취임 직후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자 옥수수와 식육 등에 매기는 수출세를 철폐했고 대두에 적용하는 수출세를 단계적으로 내렸다.

그는 "대단히 나쁜 세금이라고 생각하지만 여러분의 공헌이 필요하다"며 농산물 등의 수출업자에 대해 이해를 구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이행기간 중 재정부족을 메우기 위해선 재정에 가장 공헌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들에게 의지하게 됐다"며 "균형재정을 이루지 못한 것은 실정(失政)이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위기를 마지막으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수 주 동안 아르헨티나 통화 위기가 악화하면서 마크리 정부는 IMF에 5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조기에 집행해줄 것으로 요청했다.

두호브네 재무장관은 4일 IMF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와 만나 구제금융의 조속한 지원 문제를 서둘러 협의할 방침이다.

마크리 대통령은 "수일 안으로 준비를 끝낼 수 있으며 재정에 대한 의심을 불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부처 수는 현행의 절반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재정재건책 공표에도 전장인 8월31일 아르헨티나 화폐가치는 달러당 37.4페소로 폐장한 환율은 이날 다시 4% 이상 떨어져 39페소까지 밀려났다.

2015년 마크리 대통령은 취임 당시 연설에서 "친경제 보수정책을 앞세워 아르헨티나의 재정적자를 줄이고 빈곤층을 감소시키며 인플레를 억제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각종 경제 현안과 악재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서 위기에 몰렸고, 페소화는 지난주 달러당 39.2페소까지 곤두박질치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는 이자율 급등이 불가피했고 페소화 하락을 저지하고자 재정적자 목표를 축소해야 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지난달 30일 기준금리를 연율 45%에서 60%로 인상했다. 이로 인해 페소화는 일시 달러당 42페소까지 주저앉았다. 하락률은 올 들어 50%를 넘었다.

이후 페소는 달러당 37페소 정도로 회복했으나 불안전한 변동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현지 언론은 마크리 대통령이 보좌진과 협의를 거쳐 과학기술, 문화, 에너지, 농업 등을 포함한 10~12개 부처를 폐지하는 등 정부 기능을 제한하고 지출을 삭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마크리 대통령은 수출세를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언론은 전한 바 있다.

 

한편 현재 높은 부채 비율로 이미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져 있는 신흥국 베네수엘라, 모잠비크, 콩고 등 일부 신흥 국가들의 미래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디스는 최근 채무 불이행에 빠진 국가들 외에도 외환보유액 대비 외화부채 규모가 커 취약한 나라로 남아공, 아르헨티나, 터키, 가나,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등을 꼽았다. 

 

KPI뉴스 / 김문수 기자 moonsu4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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