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 현대로템 1.3조 트램입찰 '보조금' 조사

유충현 기자 / 2025-10-24 10:10:22
폴란드서 체코업체와 수주경쟁…韓정부 지원 영향 검토
현대로템 "일상적 절차"…현지에선 "단순검증 아닐 수도"

현대로템의 폴란드 바르샤바 신규 트램(노면전차) 160편성 입찰 건에 대해 유럽연합(EU)이 외국보조금규정(FSR) 저촉 여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FSR은 EU 밖 국가의 보조금이 유럽 시장의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지 살피는 제도다. 예를 들어 한국 정부가 현대로템에 낮은 금리의 대출이나 세제 혜택을 준 덕에 현대로템이 유럽 기업보다 싼 값에 입찰할 수 있었다면 '불공정'으로 볼 수 있다는 논리다. 

 

24일 규제·경쟁법 전문 매체 '더 캐피톨 포럼(The Capitol Forum)'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현대로템 측에 입찰과 관련한 보조금 정보 제출을 요구했다. 

 

▲ 현대로템이 폴란드 바르샤바시에 공급한 트램. [현대로템 제공]

 

현대로템은 2019년 바르샤바 트램 123편성 계약을 따낸 데 이어 신규 수주를 추진 중이다. 현대로템이 제시한 입찰가 기준으로 이번 사업의 총 규모는 33억5727만 즈워티(약 1조2790억 원)에 달한다. 체코의 스코다 교통이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FSR 조사는 2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현재 현대로템이 받고 있는 예비조사다. EU 집행위원회가 제출된 서류를 검토하는 단계다. 이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항이 있으면 2단계인 심층조사를 통해 보조금의 시장 왜곡 효과를 자세히 들여다본다.

 

심층조사 이후에는 조건부 승인, 입찰 철회 요구, 입찰 무효 등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지난해 9월 UAE 기업이 체코 통신사를 인수하려다 FSR 조사를 받았을 때 EU는 정부 보증 제거, 보조금의 EU 활동 이전 금지 등을 조건으로 인수를 승인했다. 

 

FSR 조사 과정 중 기업이 자진 철회하기도 한다. 지난해 중국 철도차량 제조업체 CRRC는 불가리아 기차 입찰에서, 중국 태양광 업체 롱기솔라와 상하이일렉트릭은 루마니아 태양광 입찰에서 각각 조사 진행 중 스스로 입찰을 철회한 사례가 있다. 

 

▲ 경기도 의왕시 현대로템 본사. [현대로템 제공]

 

현대로템 측은 EU 역외 국적 기업에 대한 일상적 확인절차일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현지에서는 단순히 절차적인 검증이 아닐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현대로템 측은 "유럽 공공입찰에 들어가려면 진행되는 필수 규정 중 하나일 뿐"이라며 "특별한 문제가 있어 받는 게 아니라 서류 심사 같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입찰 경쟁사인 체코 스코다 쪽도 같은 절차를 받고 있다"고 했다. 

 

반면 현지에서는 다른 기류가 읽힌다. 요안나 소핀스카(Joanna Sopińska) '더 캐피톨 포럼' 기자는 KPI뉴스에 보낸 이메일 답변에서 "현대로템은 이미 두 차례 정보 요청을 받았다. 이는 집행위원회가 꽤 깊이 들어가고 있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예비조사일 뿐이지만 단순한 일상적 검증이 아닐 수 있다"고 전했다.

 

소핀스카 기자는 '경쟁기업도 같은 절차를 밟고 있다'는 현대로템의 설명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FSR은 EU 시장에서 활동하는 기업에 부여된 외국 국가 보조금에 적용되는데, 스코다는 체코에 위치한 민간 기업이라 해당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KPI뉴스는 EU 집행위원회 경쟁총국(DG COMP)에도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고 예비조사 절차의 의미가 무엇인지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KPI뉴스 AI기자 'KAI' 취재를 토대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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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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