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상 받았지만, 괘씸죄 걸려 'FA 미아' 돼
경찰의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뜻으로 국민의례를 거부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미국 풋볼 선수가 나이키 광고모델로 선정됐다.
4일 영국 스카이 뉴스는 "미국 프로풋볼(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31)이 올해로 30년 째를 맞은 나이키의 '저스트 두 잇' 캠페인 광고 모델로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지노 피사노티 나이키 북미법인 부회장은 "캐퍼닉이 우리 시대의 뛰어난 운동선수일 뿐 아니라, 스포츠가 지닌 힘을 통해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점을 감안해 그를 새로운 광고모델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캐퍼닉은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샌프란시스코의 2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2012년 선발 쿼터백 자리를 꿰찬 뒤 그 시즌에 샌프란시스코를 1994년 이후 처음으로 슈퍼볼 무대로 이끌며 명성을 떨쳤다.
그가 미국 사회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2016년 NFL 시즌 중에 국민의례를 계속해서 거부하면서부터였다. 당시 경찰 총격으로 인한 흑인 사망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캐퍼닉은 흑인에 대한 경찰 폭력에 항의한다는 뜻으로 경기 전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질 때 함께 국가를 부르는 대신 한쪽 무릎을 꿇는 동작을 취한 것이다.
팀 동료와 다른 구단 선수, 더 나아가 프로농구(NBA), 프로야구(MLB) 등 다른 종목의 선수들까지 국민의례 거부에 동참하면서 언론과 SNS에서는 그의 행동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시 캐퍼닉을 향해 '개XX'라고 욕설을 퍼부으며 이런 자는 당장 해고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반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캐퍼닉 선수가 헌법에 의해 보장된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국민의례 거부는 캐퍼닉에게 영광과 시련을 동시에 안겨줬다. 그의 저지 셔츠는 NFL 온라인샵에서 최고 히트 상품에 올랐고, 인권 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올해 그에게 '양심대사상'을 수여했다.
'양심대사상'은 생활과 일을 통해 인권 향상에 앞장 서온 사람에게 주는 최고 영예의 상이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캐퍼닉이 인종 차별과 맞섰고, 타협을 거부했으며,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밝혔다.
반면 그는 지난해 3월 샌프란시스코와의 계약기간이 만료돼 자유계약(FA) 선수로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32개 구단 모두 그를 외면해 현재 그라운드에서 뛰지 못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캐퍼닉이 리그 정상급 쿼터백은 아니지만 그보다 못한 선수들도 대부분 새로운 팀을 구한 것을 감안할 때 캐퍼닉에게 '괘씸죄'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지난 2011년부너 캐퍼닉을 후원해오고 있는 나이키는 '저스트 두 잇' 신규 캠페인의 광고문구를 "믿는다는 것은 때로 모든 것을 희생한다는 뜻이다"로 정했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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