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숙도서 자란 큰고니, 고향 러시아까지 2300㎞ 여정 완주

최재호 기자 / 2025-06-26 09:53:07
국내 동물원에서 부화한 큰고니 생태복원 첫 성공 사례

낙동강하구에코센터(이하 센터)는 국내 동물원에서 부화된 큰고니 '여름'이 자연 서식지(부산 을숙도 물새류대체서식지)에서 러시아로 이주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 러시아 고향으로 되돌아간 큰고니 '여름' [부산시 제공]

 

'여름'은 에버랜드(경기 용인시 소재)에서 2023년 6월에 태어난 큰고니다. '여름'의 아빠인 큰고니 '날개'와 엄마 '낙동'은 원래 야생 철새였으나, 1996년 아빠 날개가 총에 맞은 채 경기도 남양주시 인근에서 부부가 함께 구조돼 이후 에버랜드에서 살고 있다.


이번 이주 결과는 국내 동물원에서 부화한 큰고니가 원래 번식지인 러시아 자연 서식지로 되돌아간 국내 첫 사례라고 센터는 전했다. 특히, 국내 큰고니의 최대 월동지 낙동강 하구에서의 멸종위기종 보전 분야의 지속적인 노력이 어우러진 성과로 평가받는다.

 

2023년 6월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태어난 큰고니 '여름'은 같은 해 10월 센터의 을숙도 물새류대체서식지로 이송돼 야생 적응훈련을 받아왔다. 이후 야생 큰고니 개체들과 함께 생활하며 먹이활동과 비행 능력, 사회적 행동 등을 자연스럽게 학습해왔다.

 

▲ 을숙도 물새류대체서식지 [부산시 제공]

 

올해 4월 30일에 부산을 출발해 울산 회야댐을 경유해 함경남도 신포시로 이동했고, 이어 함북 김책시를 거쳐 5월 28일 새벽 불과 6시간 만에 러시아 프리모르스키 지역까지 전체 2300㎞의 긴 여정을 완주했다. 이는 큰고니의 등에 부착한 위치정보시스템(GPS)으로 확인한 결과다.


이번 '여름' 사례는 동물원에서 부화된 조류도 적절한 훈련과 서식지 환경이 제공되면, 야생으로 돌아가 이주와 정착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고 센터는 강조했다.

 

박형준 시장은 "을숙도에서 자란 개체가 본래 번식지 러시아까지 이동했다는 것은, 인간과 자연이 함께 생태계를 회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감동적 사례"라며 "동아시아-호주 철새 이동 경로(EAAFP) 보전 전략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민관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 러시아 고향으로 되돌아간 '여름' 이동 경로

 

KPI뉴스 /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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