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주인공 아버지 역할, 최대한 편집했지만…
제작사, 개봉 이유와 사과의 마음 전해

배우 김동욱, 고성희, 황보라 주연의 영화 '어쩌다, 결혼'의 제작사 BA엔터테인먼트(대표 장원석)가 개봉을 앞두고 미투 피해자와 대중 앞에 저간의 상황을 설명하고 진심을 전했다. 18일 서울 CGV용산에서 언론시사회가 열린 뒤 미투, 최일화 등이 '어쩌다, 결혼'(감독 박호찬 박수진, 배금 CGV아트하우스)과 관련해 실검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제작사 BA엔터테인먼트는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입장을 표명했다. 1년 전부터 고심해 온 문제였고 심려가 깊었던 결과다.
제작사가 설명한 내용의 핵심은 이렇다. 최일화가 미투 가해자로 지목되기 전인 지난 2017년 성석(김동욱 분)의 아버지로 캐스팅된 상황에서 촬영이 완료됐다. 2018년 봄 개봉을 앞두고 최일화의 가해 사실이 제기되면서 개봉할 수 없었다. 두 차례 개봉을 미루면서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작은 영화 살리기, 신인 감독과 아직은 무명인 배우들에게 연출과 출연의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 제작된 영화이기 때문이다. 오랜 고민과 회의 끝에 개봉을 결심하고 최일화 출연 분량을 최대한 편집했다, 그러나 당초 분량이 컸던 터라 최소한의 매끄러운 줄거리 전개를 위해 완전히 드러내지 못한 점 죄송하다. 재촬영을 했으면 가장 좋았을 텐데 제작비 4억원의 저예산 영화다 보니 현실적으로 어려웠던 점을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어쩌다, 결혼'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부었던 제작진과 출연진을 위해 개봉을 하지만 결코 최일화 복귀의 신호탄이 아니다. 그럼에도 미투 가해자가 보이는 영화를 개봉해 상처 받으실 피해자 분들과 마음 불편하실 관객 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미투 운동을 지지하며 계속돼야 한다고 밝힌 제작사. BA엔터테인먼트는 국내 거대 제작사는 아니지만 영화 '끝까지 간다' '터널' '범죄도시' 등을 통해 그간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신선한 소재 개발과 내실 있는 제작, 과감한 신인 기용 등의 진심이 관객에게 통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개봉을 피할 수 없었던 이유, 통편집과 재촬영을 하지 못한 배경에 대한 설명과 이에 대한 사과가 피해자와 예비 관객인 대중에게 진정성 있게 가 닿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어쩌다, 결혼'에는 김동욱, 고성희, 황보라 외에도 임예진, 김의성, 염정아, 조우진, 민무제, 한성천, 강신철, 김선영, 이준혁, 유승목 등 많은 배우들이 힘을 보탰다. 다음은 공식입장 전문이다.
영화 <어쩌다, 결혼> 개봉에 대해 드리는 글
영화 <어쩌다, 결혼>에 미투 관련 배우 최일화씨 출연과 관련하여 입장을 전합니다.
<어쩌다, 결혼>은 2017년 9월 중순부터 약 한 달간 촬영된 저예산 영화입니다. 당시에는 최일화씨의 미투 문제가 전혀 대두되지 않은 시기였습니다. 그러다가 2018년 초에 최일화씨가 미투 당사자로 배우 활동을 중단하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제작진은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결과적으로 해당 배우의 출연 분량을 완전히 편집하거나 재촬영 하지 못한 채 개봉하게 된 점 진심으로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제작진은 할 수 있는 선까지 최일화씨 분량을 최대한 편집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인물이 맡은 역할이 주인공의 아버지인 만큼 이야기 전개에 지장을 주는 장면까지는 편집하지 못했습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당사의 결정으로 상처 받았을 모든 분들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작사 BA엔터테인먼트는 상업 영화 제작과 함께 영화 산업의 다양성 있는 발전을 위해 다양성 영화 또한 꾸준히 제작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결혼> 역시 저예산 및 다양성 영화 육성을 목적으로 기획되었으며, 충무로의 신인 감독과 신인 배우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함께 뜻을 모은 상업영화 스태프들과 중견 배우분들이 재능기부 형태로 영화에 참여해주셨고,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다, 결혼> 개봉으로 인한 최일화씨 미투 피해자 분들의 2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을 여러 차례 모색해 보았지만, 재촬영 이외에 뚜렷한 해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재촬영을 위해 스탭, 출연진을 다시 모이게 만드는 것은 제작 여건상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일단, 다같이 모여서 재촬영을 하기에는 스탭, 배우분들의 스케줄이 여의치 않았고, 순제작비 4억 원으로 제작된 저예산 영화의 특성상 제작비의 25%에 해당하는 금액을 투자하여 다시 촬영을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본 영화는 애초 2018년 봄 개봉을 목표로 제작되었으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개봉을 두 차례 연기한 바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박수진, 박호찬 감독을 비롯해 이 영화에 등장하는 많은 신인 배우들은 자신들의 영화를 소개할 기회를 잃었습니다. 신인 감독과 배우 발굴을 위해 시작된 영화의 취지를 살리고 영화에 뜻을 함께하며 동참해 주신 분들을 위해서 제작사는 더 이상 개봉을 연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최일화 배우의 복귀나 활동 재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이미 미투 사건 이전에 촬영해둔 영화를 1년이 지나 개봉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어쩌다, 결혼>을 개봉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부디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기 바라며, 다시 한번 거듭하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영화의 모든 제작진과 관계자는 미투 운동을 지지합니다. 미투 운동은 계속되어야 하고, 변함없이 지지하겠습니다.
BA엔터테인먼트
KPI뉴스 / 홍종선 기자 dunasta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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