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5세 나치 전범 독일로 추방

윤흥식 / 2018-08-22 08:59:18
친위대 근무, 유태인 학살 가담 전력자
미국 정부 "전쟁범죄 심판에 시효없다" 의지 보여

100세를 코 앞에 둔 나치 전범이 미국으로 이민온 지 69년 만에 독일로 추방됐다. 이는 비인도적 전쟁범죄 심판에 시효가 있을 수 없다는 미국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이 나치전범을 추방한 것은 이번이 68명 째다.

 

▲ 뉴욕 퀸스에 있는 팔리의 집 앞에서 추방 촉구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 [BBC]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21일(현지시간) 뉴욕 퀸스에 살고 있던 야키프 팔리라는 95세 노인을 독일로 추방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1923년 폴란드(현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난 팔리는 1943년 트라브니키에서 나치 친위대(SS) 훈련을 받고, 유대인 학살 작전 '라인하르트 작전'에 가담했다.

그가 무장 경비로 근무한 트라브니키 노동 수용소에서는 1943년 11월 어린이를 포함해 약 6천명의 유대인이 집단으로 학살됐다.

팔리는 2차 대전 후인 1949년 미국에 이민해 8년 뒤 시민권을 획득했다. 2차 대전 당시 활동과 관련해서는, 농장과 공장에서 일했다는 거짓말로 이민 심사를 통과했다.

그의 나치 협력 전력은 2001년 미 법무부 조사에서 발각됐다. 연방법원은 2003년 전시(戰時) 행위와 인권 유린, 이민 사기 등을 근거로 시민권을 박탈했고, 이듬해 추방 명령을 내렸다. 그는 재판과정에서 트라브니키 수용소에서 경비로 근무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전쟁범죄에는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 의회와 유대인 단체 등은 그동안 줄기차게 그의 추방을 촉구했으나, 독일과 폴란드, 우크라이나 등이 수용을 거부해 14년째 이뤄지지 않았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리처드 그레넬 주독 미국대사가 독일 정부와 협상을 벌여 팔리의 추방을 이끌어냈다고 보도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홀로코스트 생존자와 그 가족을 위한 자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팔리 추방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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