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윤지오가 '버닝썬 VIP 의혹' JM솔루션 한효주 정은채 김고은에 미친 영향

홍종선 / 2019-05-06 10:02:40
▲ 버닝썬 VIP석에 있었다고 지목된 한효주, 정은채, 김고은(왼쪽부터) 측은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뉴시스]


대중은 믿었다. "(마약)혐의가 입증된다면 연예인 은퇴를 넘어 박유천 제 인생 모든 것이 부정 당하는 것이기에 절박한 마음으로 왔다"는 박유천의 기자회견을. 그래서 마약을 한 적도 없고 권유한 적도 없으며 헤어진 연인의 호소를 들어주었을 뿐이라는 그의 말을 믿었다.

대중은 또 믿었다. "10년간 목격자이며 유일한 증언자로서의 삶을 그리 넉넉하지도 평탄하지도 않게 살았다"는 윤지오의 회고를. 증인보호 스마트워치가 작동되지 않고 비밀거처에서 이상한 현상들이 나타나 "캐나다에서 거주하며 시민권을 딸 수 있지만 한국에서 태어나 죽을 때까지 한국인으로 살고 싶은 저의 마지막 자존심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생명 위협을 호소하는 그의 두려움을. "내가 힘들 때 언니는 날 업어 줬었고 옆에서 지켜보면서 더 힘들었을 것 같아서 또 미안하고 이제는 더 당당하게 살아가보려고요. 이렇게 용기 낸 거 즐기면서 싸워보려고요"라는 윤지오의 다짐을 믿었다. 살해 위협을 받았다는 교통사고, 윤지오가 제시한 증거 사진을 믿었다.

그리고 지금. 박유천은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고 줄기차게 거부하던 그도 구속과 가족의 면회 앞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고 장자연 사건 등과 관련해 '13번째 증언'이라는 책을 발간한 윤지오는 자신을 도왔던 김수민 작가에게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피소됐다.

대중은 현재 돌이키기 힘든 배신감 또는 커다란 혼란스러움에 빠져 있다.

박유천은 "나 자신을 내려놓기 어려웠다"며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과할 건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태도를 바꿨고,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앞서 대중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경찰이 확인한 내용을 넘어서 2번의 마약 투약을 추가 자백하는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하지만 대중은 절절한 기자회견을 자청했던 그를 믿었기에 줄기차게 혐의를 부인하는 박유천을 믿고, 계좌입금과 던지기 물품 회수는 황하나의 심부름일 뿐이라는 박유천의 말을 믿고, 왜 내 몸에서 마약이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박유천의 호소를 믿었다. 그 믿음은 박유천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배신감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윤지오는 박훈 변호사가 나서고 고 장자연 문건의 실체를 직접 보았고 진실을 아는 김대오 기자가 쉽지 않았을 동행 행보를 보이며 고소장을 접수한 후 캐나다로 출국했다. 윤지오 자신은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예정된 출국이었다고 했고 캐나다에 도착해서는 어머니는 한국에 계신데 신변 보호를 위해 거짓말을 했다, 어머니가 계시지 않은 캐나다로 간 이유를 밝혔다. 캐나다에서도 여전히 인터넷방송을 통해 근황을 알리고 있고, 자신의 진실을 주장하고 있고, 6월 열리는 한국의 코엑스에서 열릴 전시회에서 보자고 예고하고 있다. 생명 위협에 따른 도피로 일상생활이 어려웠다는 그에게, 그럼에도 10년을 배우로서의 꿈을 접은 채 증인으로 살아왔다던 윤지오에게 우리는 미안했고 장자연에게 미안했던 마음을 윤지오에게 갚아 주고 싶었다. 아직 밝혀진 진실은 없고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면서도 우리는 그 미안했던 마음만큼 혼란스럽다. 이전처럼 마냥 믿어 주며 마냥 응원할 수만은 없는 혼돈이다.

박유천과 윤지오가 대중에게 안긴 배신과 혼란은 다른 이들의 발언과 해명, 그를 받아들이는 대중의 태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버닝썬과 황하나의 관계 등 다양한 의혹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방송된 후, 포털사이트 실검에는 한효주, 정은채, 김고은의 이름이 등장했다. 추후 확인 보도된 내용까지 합하면, 버닝썬 게이트(성접대알선과 성관계영상 유포, 경찰유착과 자금횡령 의혹을 받으며 사건의 중심에 선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조차도 신중할 만큼 더디게 진행돼 게이트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온갖 연예인 이름이 등장하는 가십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의 시작점이 된 김상교 씨 폭행사건이 있던 날 JM솔루션이라는 화장품 브랜드의 협찬 회식이 있었고, 이 자리에 참석한 30대 배우가 충혈된 눈에 침을 흘리며 야광봉을 들고 인사하는 사람들의 머리를 쳤다는 것이다.

버닝썬 VIP라는 수식어와 함께, 적시된 행동들로 보아 마약을 했을 것으로 추측 보도된 여배우로 JM솔루션 모델을 했거나 하고 있는 인물들이 지목됐다. 이에 한효주와 김고은의 소속사는 "한효주 배우는 JM솔루션의 모델일 뿐 해당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고, 버닝썬이라는 클럽에 단 한 번도 출입한 적 없다"면서 "당사 소속 배우들은 해당 행사에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당사는 허위사실을 추측하여 유포하고 확대 재생산해 배우의 명예와 인격을 훼손하는 모든 SNS, 커뮤니티 게시글과 댓글들을 수집해 책임을 물을 것이며 법적 절차를 토대로 강경 대응할 예정이다"라고 강력한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지난해 4월 모델 계약이 완료된 정은채 측 역시 "정은채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버닝썬과 화장품 브랜드 V사 내용과 관련해 무관한 입장이며 각종 커뮤니티, 댓글들을 통해 유포되고 있는 악성 루머는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이미 지난해 4월말 V사와의 계약이 종료되었으며 이후 5월부터 타 화장품 브랜드 모델로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버닝썬 사건이 일어난 시점과 전혀 관련이 없으며 또한 그 장소에 방문한 적이 없음을 강조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선처 없는 법적 대응 방침도 전했다.

하지만 대중은 너무나 절절했던 박유천,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게 했던 윤지오가 안긴 배신감과 혼란스러움에 뉴스 속 인물들의 해명에 대한 무조건적 신뢰를 보류하고 있다. "나는 근데 왜 믿음이 안 가지?" "다들 처음엔 아니라고 했다" "아니라고 했지만 결국 인정했다" 식으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연예인에 대한 불신만이 아니다. "(김상교 씨 폭행 사건과) 장소만 같았을 뿐"이라는 JM솔루션의 입장 표명에도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승리, 최종훈, 이종현, 박한별, 박유천 등의 사례를 통해 학습된 "일단은 부인부터 한다"는 선입견이 생겨버린 상황에서, 승리가 JM솔루션 관계사의 공동대표였고 지난 2월 버닝썬 사건이 한창 타오를 때 이사직을 내려놓으며 그 자리를 유리홀딩스를 함께 운영한 박한별의 남편에게 승계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바라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경찰과 바통을 이어받은 검찰의 철저한 수사로 사건의 뿌리까지 캐내어 관련자 전체가 드러나고 그 진실이 명백히 국민 앞에 알려지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중요하지 않다고 할 순 없지만 가십성 이슈들이 고 장자연 사건과 버닝썬 게이트의 본질에 대한 정조준을 흐리고 진실이 드러나는 시간을 지연시키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KPI뉴스 / 홍종선 기자 dunasta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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