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로 시곗바늘 멈췄지만 지구온난화 진행중
핵 전쟁 등 인류문명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운명의 날 시계'가 지난해와 같은 밤 11시 58분을 유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4일(현지시간)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 분침 조정 현황을 발표하는 미국 핵과학자회 성명을 인용, "2018년 한 해 동안 시곗바늘이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를 안정의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보도했다.
'운명의 날 시계' 분침은 핵실험이나 핵무기 보유국 간의 핵협상, 지정학적 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정된다. 지난해부터 지구온난화도 고려 요소에 추가됐다.
지난해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대응으로 분침이 자정 2분 30초 전에서 2분 전으로 30초 앞당겨진 바 있다. 이는 자정에 가장 근접한 시간으로, 미국과 옛 소련이 수소폭탄 실험을 강행하던 1953년과 같았다.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북미 대화 국면이 이어지면서 북핵 문제로 인해 시곗바늘이 더 앞당겨져야 할 요인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 트럼프 행정부가 파리기후협약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해 지구온난화 이슈가 강하게 제기됐고, 이란 핵합의 파기 등으로 지정학적 불안 요소가 남음에 따라 시계 분침을 뒤로 돌리지도 않았다.
북미 대화 무드로 시곗바늘이 뒤로 늦춰질 여지가 없지 않았지만, 지구온난화 등 다른 문제와 상쇄되면서 결과적으로 분침이 이동하지 않고 제자리를 유지한 셈이다.
핵과학자회는 "현존하는 위협인 핵전쟁과 지구온난화는 그릇된 정보전쟁에 의해 더 악화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레이철 브론손 핵과학자회 회장은 "가짜뉴스를 '새로운 비정상'으로 부를 수 있다"면서 "운명의 날 시계가 움직이지 않은 건 실제로는 나쁜 소식"이라고 말했다.
운명의 날 시계는 창설 초기인 1947년에 자정 7분 전인 11시 53분으로 설정됐다. 이후 자정 2분 전까지 가까워졌다가 미·소 냉전이 종식되면서 1991년에는 자정 17분 전인 11시 43분으로 늦춰진 바 있다.
운명의 날 시계는 지금까지 20여 차례 조정됐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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