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의 해가 돌아온 중국, 올해도 '풍랑' 일어날까

남국성 / 2019-02-19 08:53:27
톈안먼 사태, 티베트 봉기 모두 '9'의 해 일어나
2019년 경제위기 맞물려 시진핑 리더십 시험대

중국 지도부에게 '9'는 예사로운 숫자가 아니다. 지난 역사에서 '9'의 숫자 는 수많은 격변(激變)을 불러일으킨 해로 기록돼 있다. 

 

▲ 1919년 5월 4일 파리 강화 조약에 반대하는 학생들과 시민들이 톈안먼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작가 미상]

 

5·4운동 100주년 (1919년 5월 4일),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70주년(1949년 10월 1일), 티베트 민중봉기 60주년(1959년 3월 10일), 미·중 수교 40주년(1969년 1월 1일), 톈안먼 사태 30주년(1989년 6월 4일), 파룬궁 시위 20주년(1999년 4월 25일) 등이 '9'의 숫자에 해당한다. 

 

중국은 지난해 28년 만에 역대 최악의 경제 성적표를 받았다. 곳곳에서 경기 침체로 파업과 항의, 폭동까지 이어졌다. 중국노공통신에 따르면 2018년 한해 전국적으로 1640회의 폭동이 일어났다. 경제위기, 빈부격차가 주요 원인이었다. 

 

지도부는 불만에 찬 민중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제2의 반정부 시위가 일어날 것에 대비해 언론 통제와 갖가지 억제책을 서두르고 있다. 

 

구글과 다음 등 세계적 포털사이트 접속은 이미 차단되었다. 민주화를 부르짖는 ‘불순한’ 망명인들과의 공모를 끊어 예상되는 폭동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지난 2018년 중반부터 본격 시작된 미중 무역분쟁으로 경제 위기를 맞고 있어 '9'의 해를 맞은 2019년은 지도부의 고민이 깊다. 중국 지도부를 긴장케 하는 사태를 돌아보고 시험대에 오른 지도부의 고민과 대책을 짚어본다.

 

트위터·유튜브 등 세계적 포털 접속도 차단


톈안먼(天安門) 사태는 1989년 4월 15일 개혁파 후야오방 전 총 서기 사망을 계기로 시작됐다. 대학생들은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추모 행진을 하고 민주화를 요구했다. 극심한 소득 격차, 관료 부패에 지친 대중들도 시위에 가세했다. 

 

당국은 해산을 요구했지만, 시민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6월 4일 새벽 공산당은 탱크를 동원해 무차별 진압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천안문 사태로 200여 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2017년 12월 인터넷매체 '홍콩01'은 국 정부가 기밀 해제한 외교문서를 입수해 민간인 사망자가 1만 명이 넘는다고 보도했다. 

 

▲ 톈안먼 사태 직후인 1989년 6월 10일 인민해방군 탱크가 천안문 광장을 완전 봉쇄하고 있다. [뉴시스]

 

톈안먼 사태에 대한 당국의 공식 입장은 "사회 안정을 위해 취해진 조치"라는 것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톈안먼 사태의 진상을 밝히고 유족을 기리는 추모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톈안먼 어머니회 소속 유족은 지난해 톈안먼 사태의 재평가를 요구하는 공개편지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냈다. 매년 홍콩에서 수만 명의 시민이 모여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당국은 강력한 사상 통제로 맞대응하고 있다. 6월 4일이 다가오면 기사가 검열되고 톈안먼 사태와 관련된 용어는 인터넷에서 금지된다. 

 

당국은 올해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 타임스는 지난달 15일 "베이징이 인권운동가 등 체제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강력히 탄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상 통제도 강화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이 지난달 3일부터 최근까지 700여 개의 웹사이트와 9300개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했다고 전했다.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중국의 인터넷 규제 정책을 총괄하는 정부 기관이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중국 내 인터넷 사이트 '다음'의 접속이 차단됐다. 중국은 현재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의 접속도 차단됐다.

 

티베트 60주년 앞두고 초비상


1959년 3월 10일 티베트에서 민중봉기가 일어났다. 중국의 식민 지배에 항거하기 위해서다. 앞서 당국은 달라이 라마를 인민해방군사령부에서 열리는 연극에 초대했다. 호위 없이 혼자 방문할 것을 요구했다. 

 

▲ 2017년 3월 10일 티베트 망명 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에서 티베트 승려들이 티베트 민중봉기 58주년을 맞아 시위하고 있다. [뉴시스]

 

티베트인들은 중국이 달라이 라마를 제거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노블링카로 몰려들었다. 노블링카는 티베트 수도 라싸에 있는 달라이 라마의 별궁이다. 달라이 라마 살해 의혹에 대한 분노, 티베트 독립에 대한 열기로 티베트인들은 "한족을 몰아내자"는 구호를 외치며 저항했다. 

 

당국은 가차 없이 진압에 나섰다. 티베트인 8만7000명이 학살됐다. 당시 티베트 전체 인구는 600만명이었다.

 

40년 뒤 중국에서는 또 다른 박해가 일어났다. 1999년 4월 25일 당국은 파룬궁을 탄압한다. 파룬궁은 불교와 도교 원리에 근거한 수련법 또는 수련집단을 말한다. 

 

1999년 초 수련자가 7000만명에서 1억명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정부 관리, 공산당원, 군 간부도 파룬궁을 수련하기 시작했다. 당국은 파룬궁의 정치세력화를 우려했다. 당시 공산당원은 5600만명이었다. 

 

▲ 2017년 9월 8일 파룬궁 수련자들이 샌프란시스코 중국영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그해 7월 파룬궁에 관련된 모든 행위가 금지된다. 파룬궁 수련자들은 고문과 박해를 피해 전 세계로 뿔뿔이 흩어졌다. 

 

그 이후에도 해마다 티베트 자유와 파룬궁 탄압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 남성이 달라이 라마의 귀국을 요구하며 분신 사망했다.

 

2009년 티베트인 분신 시위가 시작된 이후 154번째다. 파룬궁 신자들은 종교 탄압을 멈추라며 뉴욕 유엔본부 등에서 투쟁을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 민중봉기 60주년, 파룬궁 시위 20주년을 앞두고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지난달 14일 티베트 자치구 고등인민법원은 58명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25명은 2018년 티베트 독립운동을 도운 혐의, 33명은 민족 갈등을 선전한 혐의다.

 

작년 성장률 6.6%로 28년 만에 최악기록

 

지난달 21일 시진핑 주석은 당·정·군의 핵심 간부 수백 명을 긴급 소집, 중국이 직면한 위험과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베이징 중앙당교에서 열린 '지방과 중앙 핵심 지도자 및 간부 세미나'에서 시 주석은 "모든 면에서 중국은 위험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정치, 이데올로기, 경제, 과학기술, 사회, 외부 환경, 당 건설 등 총체적 위기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6%로 28년 만에 최악이었다. 수천 명의 노동자가 임금 지급, 노동시간 단축 등을 요구하며 일어났다. 경제 기반이 흔들리자 정치·사회 불안도 증가하고 있다. 

 

'9'의 해를 맞이해 돌아오는 기념일과 경제위기가 결합하면 국가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 2019년 중국은 미국과 무역분쟁, 내수 경기 침체, 사회 불안을 마주하고 있다. 외신들은 시진핑 주석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는 '9'의 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KPI뉴스 / 남국성 기자 nk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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