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도시공사 친인척 인사비리 퍼즐 완성

김칠호 기자 / 2026-02-03 16:38:35
인사팀장 동생 자리 주려 육아휴직 L씨 다른 자리로 복직시켜
"육아휴직후 종전 업무 복귀하면 불이익 아니"라는 경찰판단 무효
신의칙상 절차 이행 않은 부당한 인사권 행사...위법 소지

의정부시 산하 지방공기업 의정부도시공사 직원 L씨가 육아휴직을 마치고 지난 2일 복직했다. '원대복귀'가 아니었다. 복직 자리는 휴직전의 가로환경팀장이 아니라 생활체육팀장이었다. 육아휴직 중에 그렇게 인사가 났다. L씨 자리엔 인사팀장의 친동생이 앉았다. 편법 승진을 동반한 인사 비리 의혹이 이로써 사실로 드러났다.

 

▲ 의정부공설운동장 스탠드 하부 공간을 사용하는 의정부도시공사 입구. [KPI뉴스 자료사진]

 

L 씨는 지난해 1월부터 병가 2개월을 사용한 뒤 3월 3일부터 6개월 육아휴직에 들어갔다가 다시 6개월을 연장해 올해 1월말로 육아휴직을 마쳤다.

 

논란은 의정부도시공사가 지난해 2월 19일 승진 대상자 6명을 대상으로 노트북 컴퓨터로 논술시험을 치른 뒤에 답안을 저장한 USB 고장을 핑계로 바로 다음날 1명에게 같은 문제로 몰래 재시험을 치게 했다는 소문에서 시작됐다. 시험을 친 6명에 인사팀장의 동생이 포함되어 있었고, 그가 바로 재시험을 친 당사자였다. 

 

도시공사 인사팀은 1명을 승진시키는 데 사용해 용도 폐기된 그 시험 답안을 3개월 뒤 실시된 인사팀장의 친동생 승진 심사에 다시 사용하면서 의혹을 증폭시켰다. 승진심사를 다시 실시하려면 시험을 다시 쳐야 하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고 한번 사용했던 답안지를 심사 자료로 사용했다. 

 

당초 승진시험 공고에는 노트북으로 답안을 작성한 뒤 출력해서 본인 이름을 써서 제출하는 것으로 되어있었으나 그날 시험에서 감독관은 별다른 설명 없이 USB를 거둬 갔다. USB 고장, 1명만 재시험 모두 의문 투성이였다. 

 

또한 의정부도시공사가 가로환경팀 5급이던 인사팀장 친동생을 4급 팀장으로 승진시키기 위해서는 직무대리 우선 승진 규정을 활용해야 했다. 육아휴직 중인 가로환경팀장 L 씨의 자리를 비워야 그게 가능했다.

 

그래서 도시공사는 지난해 5월 1일자로  L 씨를 생활체육팀장으로 전보하는 동시에 인사팀장 친동생을 가로환경팀장으로 승진시키는 묘수를 부렸다. 이 인사 직후 직무대리 우선 승진 조항은 삭제해버렸다.

 

KPI뉴스가 의정부도시공사의 이 같은 비리를 집중적으로 보도하자 일부 직원들은 내부 블라인드에 제보 독려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자 의정부도시공사 경영진이 언론중재위원회에 KPI뉴스에 대해 정정보도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하지만 의정부도시공사는 언론중재위에 제출한 자료에서 USB 고장으로 몰래 재시험을 친 당사자가 인사팀장의 친동생이었다는 사실을 시인하기에 이르렀다. 자료에는 일부 녹취록과 핸드폰 캡처 사진도 포함돼 있었다.

 

이같이 인사 비리 혐의에 대해  의정부경찰서 사법경찰관이 "설령 육아휴직 중 다른 부서로 전보되었다고 하더라도 육아휴직을 마친 후 휴직 전과 같은 업무에 복귀할 가능성 또한 있고, 현재로서는 그 불이익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결정한 바 있으나 L씨가 전과 다른 업무에 복직했으므로 이 결정도 무색해졌다.

 

이뿐만 아니라 의정부도시공사가 육아휴직 중이던 L 팀장을 인사 발령한 것은 판례에 어긋나서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④ 위반이 된다. 이 조항에 사업주는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마친 후에는 휴진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판례에 의하면 육아휴직자 인사 발령 과정에 사전 협의를 하거나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가 아닌 것으로 된다. 육아휴직자였던 L 씨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인사팀장 친동생이 승진할 자리를 만든 것이어서 신의칙에 어긋나고 정당한 인사권 행사가 아니라는 얘기다.

 

▲의정부도시공사 L 팀장 육아휴직 복직 인사 발령 [독자제공]

 

이를 지켜본 일부 직원들 사이에는 질병으로 인해 병가를 사용한 데 이어 육아휴직을 신청했고, 육아휴직도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했던 L 씨가 생활체육팀장으로 눌러앉은 것을 염려하며 비판하고 있다.

 

그들이 알기로는 가로환경팀은 비교적 단순한 업무를 반복하는데 비해 생활체육팀은 10여 개 체육시설 이용자들의 민원이 폭주하는 기피 부서라는 것이다.


공사 안팎에서는 "체육시설과 주차장을 관리하던 시설관리공단을 거창하게 도시공사로 만들더니 제대로 하는 일 없이 딴짓만 하고 있다"면서 "의정부시는 왜 산하기관의 이런 인사 비리를 수수방관하는지 모르겠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KPI뉴스 /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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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칠호 / 전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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