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선 4척 연쇄 피습에…美·이란 긴장 격화

김문수 / 2019-05-15 09:22:02
美·중동지역 동맹국, 이란 배후 지목…증거는 제시 안해
이란 "모험주의 안돼"…의혹 전면 부인, 진상 규명 촉구
美, 항공모함과 핵 폭격기, 상륙함 배치 이어 지상군도

이란 인근 호르무즈해협에서 상선 4척에 대해 배후가 확인되지 않은 연쇄 사보타주가 발생, 미국과 이란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영국 가디언, 사우디 알아라비야, 이란 테헤란타임스 등 외신은 14일(현지시간) "현재 사보타주(의도적인 파괴행위) 주체와 방식, 피해 상황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면서 "하지만 미국과 중동지역 미 동맹국들은 이란을 사실상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UAE국적의 선박 A 마이클 호가 아랍에미리트(UAE) 동부 영해에서 지난 12일(현지시간) '사보타주 공격'을 받고 응급조치를 취하고 았다. 미국은 이 사건과 관련해 이란을 의심하고 있지만 이란은 혐의를 일축하고 있다. [UAE 국가언론위원회 제공]

 

이들 매체는 "피해 상선이 속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물론 오만과 요르단 등 아랍 국가들은 '이란포비아(이란 공포증)'를 매개로 대응책을 강구하며 결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란은 연루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전쟁을 일으키려는 모험주의를 중단하라고도 했다. 이란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사우디와 UAE가 주도하는 아랍연합군과 교전 중인 예멘 후티반군 소행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이들 외신은 전날(13일) "미국과 사우디, UAE 모두 공개적으로 이란을 이번 사보타주의 배후로 지목하지는 않고 있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이란을 배후로 생각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WSJ는 익명을 요구한 미국 한 관리의 말을 인용,  "전날 호르무즈 해협 남쪽 UAE 푸자이라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2척, UAE 유조선 1척, 노르웨이 상선 1척에 대한 사보타주의 배후는 이란으로 확인됐다"고 전하면서 배후로 지목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과 체결한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제재를 부활하는 등 연일 각을 세우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역내 영향력을 포기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위협을 중단하길 원하고 있다.

미국은 목표 달성을 위해 군사 행동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은 이번 사건 발생 전 이미 이란이 중동 주둔 미군을 공격하려는 징후를 포착했다"며 "중동에 항공모함 전단과 핵 폭격기, 상륙함을 배치했으며 지상군 배치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 전날(13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 전쟁 중이냐, 체제 교체(레짐체인지)를 모색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가부 답변 없이 "만일 이란이 어떤 일을 한다면 매우 나쁜 실수일 것"이라며 "큰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러시아 방문 일정 일부를 취소하고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본부로 날아가 이란을 힐난했다.


▲ 노르웨이 국적의 유조선 MT 안드레아 빅토리호가 지난 1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동부 영해에서 '사보타주 공격'을 받아 배 앞 아래 부분이 어딘가에 충돌한 듯 크게 부서져 있다. 미국은 이 사건과 관련해 이란을 의심하고 있지만 이란은 혐의를 일축하고 있다. [UAE 국가언론위원회 제공]

한편 사우디와 UAE도 이란을 직접적으로 비난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 고위관계자는 "가디언에 테러의 배후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지만 이란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전날 성명에서 이번 공격은 항행의 자유와 전세계 석유 공급의 안전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언급한 이란을 간접 지목했다.

유럽 국가들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 제레미 헌트 영국 외교부 장관은 우발적으로 이란과 충돌이 벌어질 위험이 있다면서 일종의 휴지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도 우리는 미국과 이란 사이에 군사적인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고,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폼페이오 장관과 회동 전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등 JCPOA 서명국간 합의 준수를 주장했다.


KPI뉴스 / 김문수 기자 moonsu4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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