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후보 5번 올라…유엔 주재 美 대사·에너지부 장관 역임 해외에 억류된 미국인을 석방하기 위해 북한 등 외국 정부와 협상해 온 빌 리처드슨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2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75세.
비영리단체 리처드슨센터는 이날 성명을 통해 리처드슨 전 대사가 전날 매사추세츠주 채텀 자택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리처드슨 전 대사는 뉴멕시코주에서 연방하원의원과 주지사 등을 지냈다. 재임 기간과 퇴임 후 북한, 쿠바, 이라크, 수단 등 적성국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을 위해 활동해온 것으로 명성이 높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과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해 수차 방북한 경험이 있다.
1994년 그가 빌 클린턴 정부의 북핵 해법 논의차 방북했을 당시 주한미군 헬기가 휴전선 인근에서 비행하다 북한에 의해 격추됐다. 리처드슨 전 대사는 평양에서 석방 교섭을 벌여 조종사 보비 홀 준위를 사건 발생 13일 만에 판문점을 통해 귀환시키고 데이비드 하일먼 준위의 유해를 돌려받았다.
2년 뒤인 1996년에는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 특사로 방북해 강석주 외교부 제1부부장을 만나 밀입국 혐의로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에번 헌지커의 석방을 이끌어냈다.
2009년 탈북자 문제를 취재하다 국경을 넘어 북한에 붙잡힌 중국계 미국인 로라 링 기자가 풀려나는 데도 기여했다. 2016년 북한이 대학생 오터 웜비어를 억류했을 때 뉴욕에서 북한 외교관들을 만나 웜비어 석방을 요청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대북 비공식 외교를 활발하게 한 공로로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이처럼 해외 억류 미국인 석방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노벨평화상 후보로 5번이나 추천을 받았다.
그는 하원의원(1982∼1996년), 유엔 주재 미국대사(1997∼1998년)에 이어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에너지부 장관(1998∼2000년)을 지냈다.
뉴멕시코 주지사 재임(2003∼2011년) 중인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도전했다가 중도 사퇴하고 버락 오바마를 지지했다. 정치 생활을 마친 뒤에는 자신이 설립한 리처드슨센터에서 미국인 석방 활동을 최근까지 벌여왔다.
지난해 12월 러시아에 억류된 미국 여자농구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 석방 협상에 관여했고 지난 1월에는 미 정부와 협력해 러시아에 구금된 미 해군 출신 테일러 더들리를 집으로 데려왔다.
KPI뉴스 / 김명주 기자 k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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