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정유에서 그린에너지 기업으로…"비결은 R&D"

김윤경 IT전문기자 / 2023-08-29 12:13:39
SK R&D(연구개발) 경영 40주년
최종현·최태원 기술중시 경영이 성공 동력
SK이노베이션의 가치 20년 새 6배 껑충
R&D 경영 최고 성과는 바이오·배터리
정유회사 '유공'으로 시작한 SK이노베이션이 그린에너지 기업으로 정착한 배경에는 '최고 경영층의 R&D(연구개발) 경영'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종현 선대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연구개발 의지가 SK이노베이션의 변화와 성공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카이스트 경영학과 이지환 교수와 서울대 경영학과 송재용 교수는 지난 28일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SK이노베이션의 R&D경영 40년을 연구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론에 도출했다고 밝혔다.

▲ 이지환 KAIST 경영공학부 교수가 'SK이노베이션 R&D 경영 40주년 연구'를 발표하고 있다.[SK이노베이션 제공]

이지환 교수는 "정유 사업에서 확보한 기술력은 화학, 바이오, 윤활기유, 분리막, 배터리 등 현재 SK이노베이션 계열의 핵심 사업을 사업화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이는 독특한 R&D 경영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SK이노베이션에는 40년 전과 비교해 많은 변화가 왔는데 이는 연구개발에 대한 강력한 도전과 투자 결과"라며 "미래지향적 사업 추진 배경에 R&D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유는 유가시황에 좌우되는 사업으로 경영이 쉽지 않은데 SK는 R&D를 통해 도약을 이뤄냈다"며 "알래스카처럼 열악한 상황을 아프리카 초원같은 환경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창립 60주년 SK이노베이션, R&D 경영 40년

지난 2022년 창립 60주년을 맞은 SK이노베이션의 시작은 정유회사인 유공이다. 

경기 불안과 유가 불안정으로 비즈니스가 쉽지 않았던 유공은 1983년 연구개발이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R&D 경영을 본격화했다.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은 1983년 11월 기술지원연구소를 출범하며 본격적인 R&D 경영의 시작을 알렸다.

연구소는 2년 후 3월 울산에 기술지원연구소로 준공됐고 1995년 대덕기술원(SK기술원)으로 모습을 바꿨다. 지난 2021년에는 환경과학기술원으로 간판을 바꿔달며 오늘에 이르렀다.

올해 11월이면 SK이노베이션의 R&D 경영은 40주년을 맞는다. 연구인력의 수는 1995년 340명에서 2023년 1800여 명으로 늘었다.

이지환 교수는 SK이노베이션은 R&D 경영 모델은 Entrepreneurship(통찰력과 도전), Exploitation(기존사업 경쟁력 강화), Exploration(미래형 신사업개발) 및 Expertise (기술역량) 등 '4E'를 축으로 진행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를 토대로 배터리, 분리막, 윤활기유, 넥슬렌, 신약개발(지금의 바이오사업) 등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고 이들은 SK이노베이션과 SK그룹의 중요한 기업가치를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1982년 1월,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신입사원 연수교육 과정에 참석, SKMS를 주제로 특강을 펼치고 있다.[SK제공]

경영진의 강력한 리더십은 SK 연구개발 경영의 결정적 성공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 교수는 "기업이 어려워지면 연구개발은 보통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많은데 SK는 꾸준히 연구개발을 이어갔다"며 "쉽지 않은 일을 지속해왔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송재용 교수도 "SK 경영진들은 R&D 중심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왔다"며 "굉장한 의지와 시스템이 없으면 어려운 일"이라며 "연구개발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육성한 점을 의미 있게 본다"고 말했다.

최종현 SK선대회장의 기술중시 철학은 유명하다. 그는 "신규사업 진출시 기술역량은 중요한 경쟁력 기반"이라며 연구개발을 중시해 왔다.

아들인 최태원 회장도 기술중시 경영을 강조한다. 최 회장은 "R&D는 미래의 희망이며 기술 도약 없이 사업 도약은 불가능하다"고 역설 해왔다.

▲ 최태원 SK회장이 24일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이천포럼 2023'에서 딥체인지에 대해 견해를 밝히고 있다.[SK그룹 제공]

대표적으로 성과를 낸 사례가 바이오와 배터리다. 1983년과 1989년에 각각 시작한 배터리와 바이오 사업은 현재 SK그룹의 핵심 미래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최 선대회장은 바이오산업에 진출하며 "30년을 보고 투자하라"고 지시했고 최 회장은 2022년에도 최소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신약 개발 투자를 가속화할 것을 약속했다.

SK이노베이션을 그린에너지 기업으로 도약시킨 주역 '배터리'도 지속적인 연구개발의 결과물이다. 최 회장은 2021년 11월 "모든 자동차가 우리 배터리로 달리는 그날까지 SK 배터리 팀은 계속 달린다"며 연구개발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 SK이노베이션 R&D 경영 40주년 연구결과 발표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지환 KAIST 경영공학부 교수, 이성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 송재용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SK이노베이션 제공]

이지환 교수는 "SK이노베이션은 회사 경영법이자 기업문화인 SKMS와 수펙스추구법에 MPR 운영법을 적시하고 R&D를 강조해 왔다"고도 설명했다.

MPR은 Marketing(영업), Production(생산) 및 R(R&D)를 일컫는 용어다. R&D가 생산과 영업과 늘 함께 움직여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경영법이다.

연구개발과 신사업 진출을 가속화하며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는 20년 새 6배 이상으로 뛰었다. 1999년 4.1조 원이었던 회사 매출은 2021년 22.2조 원, 지난해에는 23.6조원으로 커졌다.

SK이노베이션 이성준 환경과학기술원장은 "융복합화 기술을 확보하고자 새로운 연구개발을 진행했고 사업화를 염두에 둔 R&D여서 속도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은 요소기술들이 모여 큰 기술을 만든다"는 점을 강조하고 "앞으로 외부 파트너들과 연계한 글로벌 오픈 연구개발도 추진하며 빠르게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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