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조사 결과 믿기 힘들어…목숨걸고 운전할 이유 없다" "창문이 그렇게 떨리는데 문제없다는 말만 믿고 차에 몸을 맡기라는 건가요?"
지난달부터 판매를 시작한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EV9'의 창문 떨림 현상이 긴급 점검 후에도 여전하다는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업체 측 설명을 믿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EV9 창문 떨림 현상은 차량 출고 후 한 주도 채 지나기 전부터 지적받기 시작했다. 시속 90km 이상에서 1열 유리를 15% 정도 열면 눈에 보일 정도로 창문 떨림 현상이 나타나고 2열 창문을 같이 열면 떨림이 더 심해져 안전성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이슈가 온라인을 통해 퍼지자 기아 측은 지난달 22일 EV9 차량에 대한 특별점검에 들어갔다. 기아가 판매 중인 모델 중에서 특별점검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별점검 후 기아 관계자는 "EV9과 유사한 형태의 모든 차량에서 떨림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유리 떨림 현상을 장시간 테스트한 결과 파손되지 않았고 과거 사례에서도 파손된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 타사 SUV 모델은 물론, 현대차의 팰리세이드 모델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발견했고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기아 측의 조사 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믿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30대 직장인 이 모 씨는 "국내에서 업체가 처음부터 순순히 결함을 인정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저 발표를 그대로 믿기는 힘들다"고 불신감을 표했다. 그는 "처음에는 결함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사고가 나면 고객의 과실 운운하다가 일이 커지면 그제서야 슬그머니 인정하고 조치 마련에 나선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30대 직장인 박 모 씨도 "타사 모델도 비슷한 현상이 있으니 괜찮다고 하는 것은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 아니냐"고 성토했다. 그는 "조사 결과가 맞다면 이젠 창문도 90km 이상 속도에선 열지 말고 조건 맞춰서 열어야 되는 거냐"고 되물었다.
4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이전에 타사 SUV를 탔었지만 내가 직접 체감할 정도의 창문 떨림을 느낀 적은 없었다"며 "평균가 9000만 원이 훌쩍 넘는 고가 모델을 판매하면서 고객에게 할 변명으로는 최악이다. 개선방안이 없다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40대 자영업자 장 모 씨 역시 "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창문이 그렇게 떨리는데 어떻게 믿고 타라는 건지 모르겠다. 그 말만 믿고 내 목숨을 걸고 운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차량 인도를 받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EV9 창문 떨림 이슈에 대한 개선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기아 관계자는 "추후 경과를 지켜보고 적절하게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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