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제조일자 '육안 식별' 힘들어…소비자들, 불편 호소

김경애 / 2023-06-26 16:08:57
거의 모든 제조업체 콘과 컵 제품서 확인 어려워
"제품 리뉴얼·설비 변경 필요, 당장은 변경 불가"
#서울 양천구에 사는 A 씨는 지난 24일 집 인근 편의점에서 산 롯데웰푸드 '월드콘 초코'를 먹던 중 눅눅한 느낌이 들었다. 오래된 아이스크림을 구매했다는 생각에 포장지를 살폈지만 제조일자를 알아볼 수 없었다.

그는 "언제 제조됐는지 모를 아이스크림들이 일자를 숨긴 채 버젓이 판매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 포장지 캡 부분에 찍힌 롯데웰푸드 '월드콘 초코' 제조일자. 진한 바탕과 의무표시사항 위에 검은색의 작은 글씨로 표시돼 확인이 어렵다. [김경애 기자]

여름철 더위를 쫓는 간식으로 빙과류가 인기다. 하지만 시중 판매되는 일부 제품의 제조일자는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할 정도로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아이스크림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컵과 콘, 바 제품들을 조사한 결과 빙그레, 롯데웰푸드, 해태아이스크림, 라벨리, 서주, 삼우냉동 등 거의 모든 업체에서 제조일자 확인이 어려운 사례가 나왔다.

제조일자가 제품명을 비롯한 의무표시사항 위에 검은색 글씨로 겹쳐 표시되면서 식별이 어려워졌다.

식품 의무표시사항은 제품명과 제조일자를 포함해 식품유형, 업소명과 소재지, 소비기한이나 품질 유지기간, 내용량, 원재료명, 영양성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일례로 해태아이스크림 '폴라포 포도'는 상단 캡(뚜껑) 부분에 제조일자를 표기하는데 제품명과 이미지 사진, 진한 보라색 바탕에 글자가 묻히고 있었다. 상단 캡 부분이 매우 협소해서다.

▲ 해태아이스크림 '폴라포 포도'. [김경애 기자]

콘의 경우는 더 그렇다. 빙그레 '요맘때 플레인콘'과 '부라보콘 화이트 바닐라', 롯데웰푸드 '돼지콘 블랙'과 '월드콘 바닐라', 삼우냉동 '1000콘 바닐라'. 서주 '랄라콘 블루베리&쿠키' 등이 지목된다.

이들 제품엔 의무표시사항이 검은색의 작은 글씨로 빼곡히 적혀 있어 제조일자 식별이 쉽지 않았다. 일부 제품은 제조일자가 흐릿하게 인쇄돼 있어 식별하는 게 사실상 불가했다.

▲ 콘 아이스크림 대다수는 제조일자가 제품명과 이미지 사진, 어두운 바탕에 겹쳐 식별이 어렵다. [김경애 기자]

컵 아이스크림의 경우 상단 캡 공간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어 콘보다는 덜했지만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라벨리 '인절미빙수'는 연한 바탕이지만 제품 특성에 대한 설명이 제조일자와 겹치고 있어 자세히 들여다봐야 했다. 롯데웰푸드 '미니멜츠 초코바닐라'와 '첫눈애 팥빙수', '색고드름'은 제조일자가 제품명과 이미지 사진, 진한 바탕에 묻혔다.

롯데웰푸드 '빵빠레'는 제조일자를 잉크로 날인하지 않고 볼록 튀어나오게 했다. 제조일자가 투명하다 보니 어디에 있는지를 살펴야 했다.

삼우냉동 '우유창고 파르페'의 경우는 투명한 플라스틱 캡에 검은색으로 제조일자가 찍혀 있었지만 희미하게 인쇄돼 해독이 불가한 수준이었다. 

▲ 컵 아이스크림 일부는 제조일자 판독이 어렵다. [김경애 기자]

소비자들은 "아이스크림은 특성상 소비기한이 표기되지 않아 제조일자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 알 권리 차원에서 제조일자 표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문제없어 당분간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식품등의 표시기준'에 따르면 날짜 표시는 제품의 주표시면이나 정보표시면에 표시해야 하지만 이미지 사진이나 배경, 의무표시사항 등과 겹치지 않게 표시하거나 글씨를 선명하게 표시하는 세부사항을 규정하고 있진 않다.

빙그레, 롯데제과 등 빙과업계는 문제점을 알고 있으나 설비 등을 고려하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빙과업체 한 관계자는 "현 제조일자 관련 설비는 정해진 위치에서 획일적으로 찍는 구조다. 아이스크림 제품들의 유형별 리뉴얼과 설비 변경이 필요해 당장 변경은 불가하다"고 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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