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제한' 발목 잡힌 현대차·기아 중고차 진출…소비자들 "아쉽다"

김해욱 / 2023-06-26 15:40:46
소비자들, 신뢰도 개선 등 기대하며 현대차·기아 진출 환영
3년간 점유율 제한 있다는 점에 불만 표하는 의견 많아
현대차와 기아가 중고차 판매 개시 시점을 오는 10월로 정하고 준비에 나섰다. 현대차와 기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높은 금리, 신뢰하기 힘든 사업자 등의 문제로 침체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소비자들은 기대한다.

하지만 판매 대수 제한 등의 규제로 시장에 충분한 영향을 끼치기 힘들어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도 많다. 소비자들은 현대차와 기아의 점유율 확대를 원하고 있다. 

▲ 지난해 6월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한 중고차 매매단지에 중고차량들이 물에 잠겨 있다. [뉴시스]

30대 직장인 최 모 씨는 26일 이제라도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고차 구매를 위해 여러 곳을 돌아다니고 계약하기도 했지만 미끼 매물도 많았고 계약하면서도 사기 매물을 구매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있다"며 "대기업은 자신들의 브랜드를 걸고 하는 만큼 사기 당할 확률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30대 교사 이 모 씨도 기존 업체들의 신뢰성 문제를 지적하며 대기업 진출이 중고차 시장을 성장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이 씨는 "지난해 강남에 물난리가 난 직후 중고차 시장에 갑자기 외제차 매물이 눈에 띄게 늘어났던 걸 기억한다"며 "하나같이 침수차가 아니고 검증도 받았다고 하는데, 내 상식으로는 이해되지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수십 년 동안 업계 문제점을 개선할 시간은 충분했지만 자정 작용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최소한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하는 대기업이 사업을 하면 소비자들에게 시장의 신뢰도가 올라 중고차 시장도 지금보다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시장 진출의 포문을 열면서 KG모빌리티도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GM, 르노코리아 등 타 자동차업체들 역시 중고차 시장 진입을 검토 중이란 얘기도 나온다. 대기업의 시장 참여 증가는 소비자들에겐 희소식이다.

다만 오는 2025년 1분기까지 현대차는 전체 중고차의 4.1%, 기아는 2.9%로 판매가 제한된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기존 업계의 중소사업자들이 지난 2020년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 선언 이후 지속적으로 중소벤처기업부에 사업조정 신청을 하는 등 대기업의 시장 진입을 반대해 이뤄진 규제다. 

정부는 대기업의 사업 진출로 인해 해당 업종 중소기업들의 안정적인 사업 영위에 심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사업조정 제도를 통해 대기업에게 사업 시작 시기나 규모를 제한하도록 권고할 수 있다.

정부 권고는 무시하기가 어려워 현대차와 기아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브레이크가 걸릴 전망이다. 

40대 자영업자 한 모 씨는 "현대차와 기아의 중고차 판매 대수에 제한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대기업이 판매 가능한 중고차량의 숫자에 제한이 없거나 더 많이 늘어나야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씨는 "대기업이 판매 가능한 차량 대수에 제한을 두지 않아야 진정한 중고차 시장 개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지난 1월 서울 성동구 장안평중고차매매시장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뉴시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OECD 국가 중에서 현대차 등 대형 자동차 업체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지 못한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며 "중고차 시장이 중소기업 적합업종, 생계형 업종 등으로 분류된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해외 사례처럼 대기업이 중고차 AS기간을 늘려줄 수도 있고 투명성 제고 효과로 인해 국내 중고차 시장의 파이는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판매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점차적으로 완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시장이 개선되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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