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82년' 전통의 서울백병원 결국 문 닫는다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 2023-06-20 21:18:38
인제학원, 폐원안 통과…"20년간 1745억원 적자"
구체적 폐원 시점 등은 "추후 별도 논의 통해 결정"
노조 등 백병원 구성원들 사이에서 반대 목소리
서울시는 도시계획시설 지정 방안 검토 방침
학교 법인 인제학원이 20일 경영난을 겪고 있는 서울백병원 폐원을 결정했다. 서울백병원은 1941년 개원한 백인제외과병원 후신으로 8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의료 기관이다.

인제학원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백병원 대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경영 정상화 TF'에서 상정한 폐원안을 통과시켰다.

인제학원은 이사회 후 보도자료를 통해 "경영 정상화 노력에도 20년간 1745억 원의 적자(의료 이익 기준)가 발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백병원 전체 교직원의 고용 유지를 위한 전보 발령, 외래 및 입원 환자 안내, 진료 관련 서류 발급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제학원은 부지·건물 운영 방안, 구체적 폐원 시점에 대해서는 "추후 별도 논의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라며 "새 병원 건립, 미래혁신데이터센터 운영, 수익사업,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고, 그로부터 창출되는 재원은 전부 형제병원에 재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형제병원은 인제학원이 서울백병원 이외에 운영해온 상계·일산·부산·해운대백병원을 가리킨다.

▲ 이순형 학교법인 인제학원 이사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에서 열린 서울백병원 폐원 안에 관한 이사회를 마친 뒤 병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이사회에서 폐원안을 통과시켰지만, 최종 폐원까지 가려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우선 서울백병원 구성원들 사이에서 반대 목소리가 만만찮게 나오고 있다. 이날 이사회 후 노조는 폐원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사회에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체 구성에 대한 논의를 제안한 상태다.

서울시도 인제학원 측과 생각이 다르다. 앞서 서울시는 서울백병원 폐원안이 통과될 경우 "해당 부지를 도시계획시설(종합의료시설)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하면 백병원 부지는 다른 용도로 변경하지 못하고 의료 시설 용지로 묶이게 된다. 인제학원이 외부 경영 컨설팅에서 "의료 관련 사업은 모두 추진이 불가하며 의료 기관 폐업 후 타 용도로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받았다고 밝힌 것과 달리, 서울시는 병원 이외에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방침에는 인제학원의 서울백병원 폐원 추진 배경 중 하나가 서울 중심부인 명동에 자리한 이 병원 부지의 상업적 가치가 높다는 점 때문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폐원할 경우 서울백병원 부지는 수익성 위주의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KPI뉴스 / 김덕련 기자 kd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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