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약' 눈속임 방관하는 플랫폼?…소비자 피해 '속출'

김경애 / 2023-06-08 16:40:02
화장품, 건강식품 등 탈모치료제로 버젓이 판매
식약처 "의약품 오인·혼동 표현 광고 사용 안 돼"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화장품, 건강식품 등이 온라인상에서 버젓이 '탈모약'인 것처럼 판매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사회적 스트레스, 유전적 요인으로 성별과 나이를 막론하고 탈모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탈모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은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다 보니 소비자들의 간절함을 이용한 판매업자들이 극성을 부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8일 국내 주요 오픈마켓 사이트 4곳에서 '탈모 치료제'와 '탈모약'을 키워드로 검색해 본 결과 11번가만이 검색 결과를 제공하지 않았다. 11번가를 제외한 나머지 오픈마켓은 수백 건의 검색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11번가는 '탈모 치료제의 검색 결과는 제공하지 않습니다'라는 안내문을 띄우고 있었다. '탈모 치료제'와 '탈모약'을 검색 금지어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쿠팡과 네이버쇼핑, G마켓 등은 수백 건 내지 수천 건의 검색 결과를 띄웠다.

11번가 관계자는 "현재 '먹는 탈모약', '바르는 탈모약' 등 탈모 치료제를 연상시키는 유사 키워드를 금지어로 지정하고 있다"며 "현행 약사법상 의약품은 온라인에서 판매가 전면 금지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8일 11번가 '탈모 치료제' 검색 결과(왼쪽)와 네이버 쇼핑 '탈모 치료제' 검색 결과. [김경애 기자]

'탈모 치료'로 검색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네이버 쇼핑은 8108건, 11번가는 3275건, 쿠팡은 935건, 1415건의 판매 상품을 띄웠다.

네이버 쇼핑에는 두피에 바르는 화장품과 건강식품 등이 검색 상위에 노출됐다. 가장 상위에 뜬 상품은 '탈모샴푸로 안된다면 A사 추천 탈모치료제'다. '탈모의사'가 인정한 상품이라면서 집에서 손쉽게 탈모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하지만 의약품이 아닌 제품을 의약품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나 광고는 현행법상 금지돼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이 아닌 광고에 탈모 관리나 탈모 케어 등의 표현을 쓰는 것은 가능하지만 탈모 치료, 탈모 방지, 발모·육모·양모, 모발 성장, 모발 두께 증가 등의 표현은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 네이버 쇼핑 '탈모 치료제' 검색 상위 상품. [김경애 기자]

현재 국내에서 탈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은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미녹시딜 3개 성분이다. 이외 의약품과 화장품, 건강식품 등은 탈모에 '도움을 줄 수도 있는' 상품에 불과하다.

치료제로 허가받으려면 임상시험 등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돼야 한다. 그런데 이런 절차도 거치지 않은 단순 공산품이 의료적 효과가 있는 마냥 포장돼 소비자를 허위·과대 광고로 현혹하는 것이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오픈마켓은 판매자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판매자들이 그런 키워드에 검색되도록 상품 홍보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사례별로 신고가 들어오면 판매 중지 조처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특정 키워드를 금지어로 설정하게 되면 선량한 피해자들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픈마켓 내 상품 판매에 있어 일차적 책임은 판매자에게 있으며 오픈마켓에는 관리·감독 책임이 부차적으로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통신판매중개자로서 전담부서를 통해 법으로 금지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또 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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